62초 벼락골 넣고 71초 만에 퇴장…한국 축구, '믿기 힘든' 장면 나왔다
2025-05-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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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리그2 부산 아이파크 대 수원 삼성 블루윙즈 경기
1분 2초 만에 선제골 넣은 뒤 1분 11초 후 레드카드 퇴장
K리그 경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 시작 62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린 선수가, 불과 71초 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것이다. 믿기 힘든 이 사건은 지난 17일 오후 7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25 K리그2 12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에서 일어났다.

18일 오마이스타 보도에 따르면 이날 경기에서 가장 강렬한 초반 장면의 주인공은 부산 아이파크의 공격수 손석용이었다. 최승환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1분 2초, 손석용은 구상민 골키퍼의 롱 킥과 수원 수비수 고종현의 실수를 틈타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기습적인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시작 직후의 벼락골에 부산 홈 팬들은 환호했지만, 그 감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선제골을 넣고 1분 11초 뒤인 전반 2분 13초, 손석용은 공중 볼 경합 도중 오른발을 높이 뻗다가 수원 삼성의 미드필더 최영준의 머리를 가격하는 반칙을 범했고, 주심은 즉각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의도적이지 않았으나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판단 아래 나온 퇴장이었다.
손석용은 득점과 퇴장을 약 71초 간격으로 모두 경험한 이례적인 사례가 됐다. 당사자는 물론 이를 지켜본 8,529명의 현장 축구팬들 모두 당혹스러움을 느낄 만한 장면이었다.
숫자 열세에 몰린 부산은 경기 내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수원 삼성은 초반부터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장악했고,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빠르게 찬스를 만들어갔다. 전반 11분 21초, 수원의 공격수 일류첸코가 중원에서 감각적인 원터치 스루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받은 세라핌이 상대 수비를 벗겨낸 뒤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분위기를 탄 수원은 중원 압박과 측면 크로스를 병행하며 부산을 몰아붙였다.
전반 32분 12초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이기제가 왼발로 감아 찬 공이 부산 수비수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앞에서 바운드됐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며 수원이 역전에 성공했다. 부산의 골키퍼 김정호가 반응했지만 공의 궤적이 워낙 예측불가해 손 쓸 틈이 없었다.

전반 추가 시간 45+5분 24초에는 수원이 올 시즌 가장 인상적인 골 장면 중 하나를 완성했다. 박승수가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친 뒤 중앙으로 내준 패스를 이민혁이 감각적으로 흘려보냈고, 김지현이 이를 받아 오른발 터닝슛으로 마무리하며 환상적인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부산 수비는 이 세밀한 패스 플레이에 완전히 무너졌다.
후반에도 부산은 10명이 뛰는 어려움 속에서도 적극적인 압박과 빠른 전환을 시도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결정력 부족과 체력 저하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82분 4초, 수원의 오른쪽 풀백 이건희가 상대 진영을 깊숙이 파고든 뒤 수비 사이로 빠르게 치고 들어가 오른발 슈팅을 골문 왼쪽 하단에 꽂으며 쐐기골을 기록했다. 이 골은 부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는 장면이었다.
경기는 수원 삼성의 4-1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수원은 모든 면에서 부산을 압도하며 실점 이후에도 흐트러짐 없이 경기를 주도했고, 득점 장면마다 팀워크와 결정력이 돋보였다. 반면 부산은 초반의 황당한 변수로 인해 조직력과 전술 모두 흐트러진 채 무너지고 말았다.
이처럼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최근 9경기에서 6승 3무, 22득점 9실점의 기록으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 경기 승리로 K리그2 선두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승점 차도 4점으로 좁혔다. 경기당 평균 2.08골(12경기 25골)을 기록 중인 수원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평균 2.00골(11경기 22골)보다 앞서는 공격력을 보여주며 우승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2위)는 오는 25일 오후 7시, 홈구장 빅버드에서 김포 FC(9위)를 상대하고, 부산 아이파크(6위)는 24일 오후 7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 FC(7위)와 원정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국 축구의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62초 골-71초 퇴장'이라는 기록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과 함께,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예측불가한 드라마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만들었다.
이하 <2025 K리그2 현재 순위표>
1위 인천 유나이티드 FC 28점 9승 1무 1패 22득점 5실점 +17
2위 수원 삼성 블루윙즈 24점 7승 3무 2패 25득점 15실점 +10
3위 전남 드래곤즈 22점 6승 4무 1패 15득점 9실점 +6
4위 서울 E랜드 21점 6승 3무 2패 20득점 14실점 +6
5위 부천 FC 1995 21점 6승 3무 3패 20득점 15실점 +5
6위 부산 아이파크 21점 6승 3무 3패 18득점 13실점 +5
7위 성남 FC 17점 4승 5무 3패 13득점 11실점 +2
8위 충남아산 FC 14점 3승 5무 4패 13득점 13실점
9위 김포 FC 12점 3승 3무 5패 10득점 12실점 -2
10위 충북청주 FC 11점 3승 2무 6패 14득점 21실점 -7
11위 경남 FC 11점 3승 2무 7패 11득점 20실점 -9
12위 화성 FC 9점 2승 3무 7패 13득점 20실점 -7
13위 안산 그리너스 8점 2승 2무 7패 8득점 18실점 -10
14위 천안시티 FC 4점 1승 1무 10패 5득점 21실점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