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빠지지 않는데…알고보니 혈당 폭발이라는 '한국 음식'

2025-05-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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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때부터 잔칫상에 올라온 한국 전통 음식

한 번 젓가락이 가면 멈추기 어렵다.

한국의 다양한 음식 / GM Pictures-shutterstock.com
한국의 다양한 음식 / GM Pictures-shutterstock.com

반짝이는 당면에 짭짤한 간장 향, 그리고 은은한 참기름 내음까지. 명절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 잡채는 단순한 반찬 그 이상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건강에는 생각보다 주의가 필요한 반전 음식이기도 하다.

◈ 조선 궁중에서 시작된 잡채, 지금과는 달랐다

잡채는 본래 조선시대 광해군 때부터 잔칫상에 올라온 궁중 요리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당면을 쓰지 않았고, 고사리, 표고버섯, 시금치 등 제철 채소를 기름에 볶아낸 요리에 가까웠다. 왕이 신하가 만든 잡채에 감탄했다는 기록도 실록에 남아 있을 만큼, 잡채는 귀한 채소를 활용한 고급 음식이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먹는 잡채는 일제강점기 이후 감자 전분으로 만든 당면이 대중화되면서 완전히 다른 형태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당면이 주인공처럼 중심을 차지하고, 채소는 곁들여지는 수준에 머문다.

◈ 겉보기와 다른 영양 성분…당면은 혈당 폭탄

문제는 이 당면에 있다. 당면은 전분으로만 만들어져 식이섬유나 단백질이 거의 없고, 탄수화물 함량이 매우 높다. 특히 혈당지수가 높아 섭취 후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대표적인 식재료다. 여기에 간장, 설탕, 참기름 등이 함께 들어가면서 칼로리와 당류까지 겹쳐진다. 한 접시만 먹어도 밥 한 공기 이상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겉보기엔 채소가 많아 건강해 보일 수 있지만, 다이어트 중이거나 혈당 관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잡채 / nimage-shutterstock.com
잡채 / nimage-shutterstock.com

잡채는 보통 반찬보다는 한 끼 식사처럼 대접받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 접시 분량(약 300g)의 잡채는 450kcal 전후이며, 당질만 따져도 70g이 넘는다. 당면 양을 조절하지 않고 먹다 보면 과식을 유도하기 쉽고, 특히 밥과 함께 잡채를 곁들이는 경우 당분 섭취량이 과도하게 올라갈 수 있다. 잡채를 먹을 땐 당면보다 채소 비율을 높이고, 간장이나 설탕 양도 줄이는 방식으로 재료 배합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곤약당면, 현미당면, 고구마당면 등 다양한 대체 식재료가 나와 있어 응용이 가능하다.

◈ 응용 레시피도 다양…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잡채는 만들기 번거로운 음식이라는 인식도 있다. 재료 손질부터 볶는 순서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다 보니 집에서 자주 해먹긴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요령만 알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당면은 미리 불리고, 채소는 각각 볶아서 숨을 죽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볶는 것보다 따로 익히고 마지막에 조합하는 것이 맛과 식감을 살리는 데 효과적이다.

잡채 / mnimage-shutterstock.com
잡채 / mnimage-shutterstock.com

요즘은 잡채의 활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밥 위에 얹어 간장양념을 살짝 더한 잡채밥, 잡채를 김에 싸서 밥 없이 먹는 잡채김밥, 잡채를 소로 넣은 잡채만두, 그리고 저탄수 버전으로 인기를 끄는 잡채샐러드까지. 하나의 반찬이 다양한 한 끼 메뉴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단일 반찬에서 ‘잡다한 재료의 조화’라는 의미를 그대로 살려, 잡채는 시대 흐름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맛있다고 무심코 먹다 보면 혈당과 칼로리를 놓치기 쉬운 음식, 잡채. 알고 먹는다면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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