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딱 1종만 있다” 오직 나주에서만 볼 수 있다는 한국 생물

2025-05-1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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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지가 제한적이라, 종은 물론 개체 수도 적어
외형은 사와가니와 비슷하나 엄연히 별개의 종

전남 나주 일대에서만 발견되는 한국 생물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 생물은 서식지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국내에 단 1종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게'(비단게)에 대해 알아보자.

나주게 서식지에서 개체를 찾는 모습. / 유튜브 '정브르'
나주게 서식지에서 개체를 찾는 모습. / 유튜브 '정브르'

지난 18일 유튜버 정브르는 "국내 딱 1종만 있는 이것은..? 계곡의 돌을 들면 놀라운 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전남 나주 일대에서만 발견되는 한국 생물 '나주게'를 직접 채집하는 과정이 담겼다. 정브르는 채집부터 사육장 세팅, 동면 준비, 번식 도전까지 약 6개월에 걸친 전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현장을 방문한 정브르는 계곡 수풀 아래 돌 틈과 낙엽 사이에서 개체를 관찰했다. 그는 "나주게는 잡식성으로 곤충, 물고기 사체, 낙엽 등을 먹는다. 색상이나 크기는 개체별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주게는 민물 계곡에서 생활하고, 육지에서도 일정 시간 머무를 수 있다.

정브르는 크고 단단한 수컷을 먼저 발견했고, 이어 암컷도 확보해 한 쌍을 데려왔다. 채집을 마친 정브르는 이들을 약 반년 동안 베란다에서 동면시켰다.

이후 봄이 되자, 직접 꾸민 자연형 사육장으로 옮겼다. 사육장은 자연에서 채집한 돌, 낙엽, 유목 등을 활용해 꾸몄다. 정브르는 “관상용보다는 관찰과 번식이 목적이라 실용적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나주게 수컷. / 유튜브 '정브르'
나주게 수컷. / 유튜브 '정브르'

사육장 바닥에는 낙엽과 돌을 깔고, 탈피나 은신이 가능하도록 유목도 배치했다. 물은 얕게 구성했다. 그는 "나주게는 육지에서 포란을 한다. 포란을 마친 뒤 물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치게가 된 이후에는 주로 육지에서 생활한다"고 말했다.

먹이는 주로 가제 사료를 사용했다. 정브르는 "이들이 자연에서는 곤충 사체, 낙엽, 나뭇가지 등을 먹는다"고 전했다. 사료는 낙엽 위나 돌 위에 소량 뿌려 주고, 관찰을 통해 섭식 여부를 확인했다. 영상 후반부에서는 수컷과 암컷이 접촉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정브르는 "배를 맞대고 짝짓기를 시도하는 행동이었을 수도 있다"며 번식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성공적인 번식을 통해 서식지로의 방생 또는 나눔까지 이어지는 것"이라며 "향후 번식에 성공하면 개체를 방생하거나, 사육이 가능한 이들에게 나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주게(Naju crab, Geothelphusa najuensis)는 전남 나주시를 흐르는 영산강 일부 유역에 서식하는 민물 게다. 일부에서는 일본 사와가니(Geothelphusa dehaani)와 같은 종으로 오해하지만, 두 종은 완전히 다르다. 나주게는 국내에서 발견된 신종으로, 외형은 사와가니와 비슷하나 별개의 종이다. 한국에서는 제한된 지역에서만 발견돼 개체수가 많지 않다.

나주게 암컷. / 유튜브 '정브르'
나주게 암컷. / 유튜브 '정브르'

영산강은 담양군 병풍산에서 시작해 광주, 나주, 영암을 지나 서해로 흘러가는 강이다. 길이는 약 150km이며 유역 면적은 3550㎢로, 전남의 29%를 차지한다. 나주평야와 영산강 하류의 기수역은 민물 게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강바닥의 진흙과 모래가 뒤섞인 지형, 그리고 수생식물이 풍부한 환경은 나주게가 숨거나 먹이를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나주게는 작은 몸집이 특징이다. 몸통 크기는 대개 3~5cm이며, 집게발까지 포함하면 전체 길이는 10cm 내외다. 껍질은 짙은 갈색이나 회갈색으로, 강바닥의 진흙과 잘 섞여 위장 효과를 낸다. 집게발은 작지만, 힘이 세서 먹이를 단단히 붙잡는 데 쓰인다.

수명은 보통 5~10년 정도고, 생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잡식성인 나주게는 먹이를 가리지 않는다. 주로 강바닥의 유기물, 작은 수생 곤충, 물풀, 썩은 식물 조각 등을 먹는다. 때로는 작은 물고기나 동물 사체를 먹기도 해 강 속에서 청소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유튜브 '정브르'

나주게의 보존을 위해서는 서식지를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나주게는 맑은 물과 은신처가 되는 돌 아래 같은 구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하천 정비나 개발이 이뤄지면서 돌이 제거되고, 바닥이 콘크리트로 덮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화는 곧 서식지 소멸로 이어진다. 불가피하게 개발이 필요하다면, 최소한의 개입으로 자연형 하천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분별한 야생 채집도 주의해야 한다. 관상용이나 호기심에서 비롯된 채집은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나주게는 지역 고유의 희귀 생물이므로, 자연 상태로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한 보존 방법이다. 계곡이나 하천을 방문했을 때 돌을 함부로 뒤집거나 생물을 만지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돌 아래에는 탈피 중이거나 알을 품고 있는 개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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