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묘하다... 훈훈한 덕담 주고받은 김문수-이준석
2025-05-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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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최대 변수 ‘후보 단일화’와 맞물려 관심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서로를 칭찬하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최대 변수인 ‘후보 단일화’와 맞물려 관심을 끈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19일 오세훈 서울시장 주재로 서울시청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김 후보는 이날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이준석 후보는 제가 속한 국민의힘 대표였다 보니 저보다 당의 여러 정책, 이념, 인물에 대해 잘 안다"며 "우리 당이 그동안 잘못했다. 이 후보가 밖에서 고생하는데 고생 끝에 대성공"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토론회에서 제 지지자들은 'MVP는 이준석이다. 김문수 아니다'(라고 한다)"며 "우리 둘은 서로 짠 것 없고 전화 안 한다. 생각이 늘 같고, 정책 방향도 함께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오 시장이 대표적으로 성공한 정책이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이라며 "서울시에서 선도적으로 성공시킨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어려운 지방에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에 이어 인사에 나선 이 후보는 "방금 전 김 후보가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 정책이 넓은 범위에서 시행되면 좋겠다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저도 강북구 삼양동의 오세훈 삶, 노원구 상계동의 이준석 삶, 경북 영천의 김문수 삶이라는 것을 2000년대생 아이들과 그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도 꿈꿀 수 있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오 시장을 사이에 두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웃으며 악수했다.
토론회 이후 김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반명(반이재명) 빅텐트'에 합류하길 바란다는 '러브콜'을 보냈다.
김 후보는 기자들에게 "이 후보는 우리 당 대표를 한 분이고, 생각이 다를 게 없다"며 "지금도 다른 후보, 다른 당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생각과 정책인데, 우리 당이 조금 잘못한 점이 있어서 헤어졌으나 하나도 멀지 않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김 후보가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단일화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김 후보가 안타깝기는 하다. 김 후보의 진정성과 보수 진영을 규합해 선거를 치러보려는 선의는 의심 안 하지만 이길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단일화 논의 자체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밖에서 고생한다'고 한 데 대해선 "당연한 말씀이 새롭게 느껴질 정도로 요즘 이상한 상황"이라며 "큰 성과를 내놓은 이후 내쫓고, 요즘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을 보니 환절기인가 보다. 그렇다고 제 정치적 입장이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에 대해선 선을 명확하게 그은 셈이다. 그럼에도 분위기가 뭔가 달라진 것만은 분명하다. 그는 며칠 전만 해도 김 후보를 직격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시 제 예상대로 김 후보는 입을 열 때마다 본인에 대한 낙선운동을 가열차게 하고 계시다"라며 "헌재 판결이 8 대 0으로 나왔다면 그 결과에 승복하고 본인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장일치로 파면한 헌법재판소를 비난하고 나서자 이를 꼬집은 것이다.
그는 "그럼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여러 줄탄핵에 대해 만장일치로 기각한 헌재 판결도 김정은, 시진핑의 공산국가 같은 것이니 몇 명은 인용해야 했다는 말인가"라며 "계엄권 발동이 부적절했다며 정중히 사과드린다더니 동시에 헌재 8:0 판결은 공산국가 판결이라고 공격해 대는 게 바로 김정은식 화전양면 전술"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김 후보가 스스로 낙선 운동하는 것에는 관심 없지만 입을 열 때마다 보수 궤멸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보수 전체를 위해서라도 이제 그만 내려놓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들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군을 다 망가뜨린 원균이고, 많은 사람이 '12척으로 뭘 할 수 있겠냐고 육군으로 단일화해라'고 얘기한다"면서 "젊고 진취적인 유권자들이 결코 동의하지 않는 단일화로는 막아낼 수 없다. 12척이든 13척이든 이곳에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