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질주 중이었는데…꼴찌에 '0-3 충격패' 당한 황선홍 감독 “변명의 여지 없는 완패”
2025-05-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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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선두 자리 위태로워진 대전하나시티즌
K리그1 선두 대전하나시티즌이 위기에 봉착했다.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정상을 지켜오던 대전이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선두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대전은 지난 18일 원정경기에서 리그 최하위 수원FC에게 0-3으로 완패했다. 경기 내용은 스코어보다 더 참담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다. 딱히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라며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대전은 15경기에서 8승4무3패(승점 28)로 아직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전북 현대(8승4무2패·승점 28)와 승점이 같아 사실상 추월당한 상태다. 두 팀의 순위를 가르는 것은 단 1골 차이의 다득점 뿐이다.
특히 전북이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 행진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는 반면, 대전은 리그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리아컵까지 포함하면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이다.

수비 불안이 특히 두드러진다. 대전은 최근 FC서울(0-0)과 수원FC(0-3) 두 경기에서 무려 53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수원FC전에서는 유효슈팅만 19개를 내주며 후반 37분부터 8분 만에 3골을 내리 허용했다.
대전은 현재 K리그1에서 슈팅 허용 1위 팀이다. 15경기에서 무려 221개의 슈팅을 허용해 경기당 평균 14.7개의 위협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 이는 중원과 수비진의 불안정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다.
공격력도 예전 같지 않다. 시즌 초 8골로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던 주민규가 최근 침묵하면서 득점 선두도 전북의 전진우(10골)에게 내줬다. 대전은 여전히 리그 최다 득점(21골)을 기록 중이지만, 최근 3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부상 악재도 대전을 괴롭히고 있다. 수비 핵심인 김문환과 안톤이 이탈했고, 중원의 핵심 밥신과 이순민도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다. 시즌 초반 대전의 강점이었던 윙어들의 스피드와 주민규의 결정력이 동시에 떨어지면서 공수 밸런스가 무너졌다.

황선홍 감독은 "전체적인 문제다. 교체, 전술 등 여러 면에서 감독인 내가 판단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 고비가 왔다. 전체적인 정리가 필요하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대전 수비수 오재석은 "대전이 1위가 처음이다. 항상 중위권에 있었다.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압박을 처음 느낄 것"이라며 "팬들에게 죄송하다. 반등의 시기가 있을 것이다. 선수끼리 뭉쳐야 한다"고 팀의 심리적 부담감을 인정했다.
대전에게는 5월 중 남은 3경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오는 24일 최하위권 대구FC와의 경기부터 포항 스틸러스, 안양FC와의 맞대결까지 쉬운 상대가 없다. 6월 초에는 A매치 휴식기가 예정되어 있어 재정비할 시간은 있지만, 그 전까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황 감독은 "이런 고비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얼마나 슬기롭게 잘 넘기느냐가 중요하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잘 회복해서 경기를 치르는 게 중요하다"며 위기 극복 의지를 드러냈다.
K리그1은 이제 대전과 전북의 우승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리그 초반부터 이어온 대전의 1위 질주가 계속될 수 있을지, 아니면 전북의 저력이 빛을 발할지 K리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