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아니었다?…요즘 영화·드라마 촬영 1번지로 뜨고 있는 의외의 '도시'
2025-05-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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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관광의 새로운 명소?!
오랜 기간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대표적인 로케이션 촬영지로 사랑받아 온 곳들이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독특한 지역문화, 이국적인 분위기 덕분에 수많은 작품에서 제주도 등은 작품 속 주요 배경으로 등장했다. 최근에도 이런 경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트렌드에는 약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예향의 도시 '전주'와 관련한 이야기다.
최근 ENA 채널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당신의 맛'이 공개 몇일 만에 넷플릭스 '오늘의 드라마' 부문 국내 1위, 글로벌 2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이 드라마는 전체 촬영 분량의 80% 이상이 전주에서 이뤄졌고, 극 중에서도 전주라는 도시명이 그대로 등장하면서 지역의 정체성과 매력을 전면에 드러냈다.
촬영은 전주한옥마을, 전주남부시장, 청연루, 노송광장 등 지역의 대표 명소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전주의 고유한 분위기가 영상미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특히 한옥과 전통 시장,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장면들이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도시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작용하고 있다.
전주는 단순한 로케이션을 넘어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위한 인프라를 갖춘 도시로 평가받는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실내외 세트장이 함께 마련돼 있어 제작진 편의성과 작품의 완성도를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제작사와 감독들 사이에서도 '촬영하기 좋은 도시'라는 입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전주시는 '글로벌 영화·영상 산업 수도, 전주'라는 비전을 내세우며 촬영 인센티브 확대와 행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영화·드라마 유치와 함께 지역 영화인 육성에도 적극 나서며 콘텐츠 산업의 허브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정책적 기반과 지역민의 협조 덕분에 해마다 10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전주와 전북에서 촬영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콘텐츠를 따라 도시를 찾는 '콘텐츠 관광'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는 가운데, 전주는 더 이상 전통 문화의 도시로만 인식되지 않는다. 전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촬영지 투어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은 촬영지를 중심으로 맛집, 문화체험, 사진 명소 등을 함께 즐기며 전주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전주한옥마을은 800여 채의 한옥이 모여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 밀집 지역으로, 한옥스테이와 한지 공예, 전통 한식 체험 등이 가능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전주남부시장은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으로, 가맥 문화와 콩나물국밥, 피순대 등 지역 음식이 집중된 공간이다. 청연루는 전주천 위 다리에 세워진 한옥 누각으로, 탁 트인 전망과 야경이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노송광장은 아이와 함께 찾는 관광객들에게 자연 속 휴게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전동성당과 경기전, 오목대는 조선시대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장소들로, 한옥마을과 함께 전주만의 고풍스러운 풍경을 구성한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상림동에 위치해 있으며 다양한 세트와 기술 시설을 갖춘 전문 촬영 공간이다. 자만 벽화마을과 서학동 예술마을은 감각적인 벽화와 설치미술이 조화를 이루며 산책과 사진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드라마 세트처럼 느껴지는 공간이다. 전통과 현대, 문화와 자연, 음식과 예술이 겹겹이 녹아 있는 이 도시는 이제 단순한 전통 도시가 아니라, 콘텐츠 산업의 중심지이자 새로운 여행지로 재조명되고 있다.
드라마 속 익숙한 장면을 따라 전주의 골목을 걷고, 한옥의 지붕 아래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시장 한복판에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하루를 보내는 여행이 이제 많은 이들의 새로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