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1600억 대작 꺾고 무려 '4관왕' 휩쓴 천만 한국 영화
2025-05-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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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4관왕 휩쓸며 최다 수상작 등극
지난해 1191만 관객 돌파하며 역대 흥행 14위 오른 한국 영화
2024년 한국 극장가에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파묘’가 올해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무려 4관왕을 휩쓸며 다시 한번 그 저력을 입증했다. 경쟁작 중에는 제작비 1억 1800만 달러(약 1698억 원)으로 화제를 모은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을 비롯해, 충무로 거장들의 작품들이 대거 포진돼 있었지만, ‘파묘’는 탄탄한 서사와 독창적인 장르 완성도로 트로피를 독식하며 ‘올해의 영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감독상·각본상 포함 4관왕…‘파묘’가 삼킨 디렉터스컷
지난 20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23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는 2024년 1월 1일부터 2025년 3월 31일 사이 공개된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소속 감독들의 작품 중 우수작을 가려 총 13개 부문(영화 8개, 시리즈 5개) 시상이 진행됐다.
영화 부문 최다 수상작은 단연 장재현 감독의 ‘파묘’였다. 장 감독은 감독상과 각본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고, 배우 김고은은 여자배우상, 이도현은 새로운 남자배우상을 받아 작품은 총 4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감독상 부문에서는 쟁쟁한 후보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김형주 감독의 '승부', 남동협 감독의 '핸섬가이즈',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 허진호 감독의 '보통의 가족', 그리고 제작비만 약 1600억 원에 달하는 봉준호 감독의 SF 블록버스터 ‘미키 17’까지 포함됐다.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장재현 감독의 이름이 호명됐다.
‘파묘’는 각본상 부문에서도 ‘승부’와 ‘미키 17’을 제치고 수상, 기획과 완성도 양면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컬트 장르의 완성형…'파묘'의 신드롬은 진행 중
‘파묘’는 2024년 2월 개봉 당시부터 일반 관객은 물론 영화계 안팎의 주목을 동시에 받은 작품이다. ‘검은 사제들’로 한국 오컬트 장르의 문을 연 장재현 감독은 이 작품에서 한층 정제된 구성과 밀도 높은 연출로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물의 한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는 수상한 묘를 이장하는 작업에 나선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들이 맞닥뜨리는 기이한 사건을 다룬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등 연기파 배우들이 만들어낸 강한 에너지가 영화 전반을 지배했고, ‘화림’을 연기한 김고은은 이후 시상식에서 연이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커리어 하이 기점을 맞이했다.
관객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다. 영화는 개봉 직후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불이 붙으며 누적 관객 1191만 명을 기록,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4위에 안착했다. 흡입력 있는 이야기 전개와 강렬한 이미지, 주술적 세계관의 완성도 높은 시각화가 대중적 재미와 영화적 완성도를 동시에 만족시킨 결과였다.
더불어 영화 속 대사와 장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지에서 ‘파묘 밈’으로 재탄생하며 문화적 영향력도 상당히 컸다. 극중 대사가 유행어처럼 회자되며 젊은 층의 참여형 소비를 이끌어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백상·청룡까지 석권…파묘는 2024년의 결정적 영화
디렉터스컷 어워즈 수상은 ‘파묘’가 거둔 수많은 수상 실적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이 작품은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감독상(장재현), 여자최우수연기상(김고은), 남자신인연기상(이도현), 음향상 등을 수상했고, 제45회 청룡영화상에서는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조명상, 미술상 등 주요 기술·예술 부문을 모두 휩쓸었다.
이미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장재현 감독은 더 이상 장르 영화 신예가 아닌, 한국형 오컬트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의 연출력이 단지 장르적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서사와 캐릭터, 사회적 정서까지 꿰뚫는 내공을 갖췄다는 점에서 평단과 대중 모두를 납득시켰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시리즈 부문도 경쟁 치열…‘살인자ㅇ난감’ 3관왕
한편 시리즈 부문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이 가장 두각을 드러냈다.
이창희 감독이 감독상, 이희준이 남자배우상, 김요한이 새로운 남자배우상을 수상하며 총 3관왕에 올랐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독특한 구성과 충격적인 이야기 전개로 공개 직후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여자배우상은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가족계획’의 배두나, 새로운 여자배우상은 넷플릭스 ‘지옥 시즌2’로 복귀한 문근영이 수상하며 시리즈 부문도 영화 못지않은 경쟁과 상징성을 확보했다.
제23회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1998년 '젊은 영화감독 모임'에서 출발한 영화감독조합(DGK)이 주관하는 유일한 감독 투표 기반 시상식으로, 현직 감독들이 동료 감독에게 직접 상을 수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2년부터는 시리즈 부문도 신설되며 영화와 드라마를 아우르는 가장 감독다운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묘’는 이번 수상을 통해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 동료 창작자들로부터도 작품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은 2024년 한국 영화의 결정적 텍스트로 다시금 각인됐다.
이하 ‘제23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수상자 명단
영화 부문
△감독상=장재현(‘파묘’)
△각본상=장재현(‘파묘’)
△남자배우상=이병헌(‘승부’)
△여자배우상=김고은(‘파묘’)
△신인감독상=남동협(‘핸섬가이즈’)
△새로운 남자배우상=이도현(‘파묘’)
△새로운 여자배우상=김금순(‘울산의 별’)
△비전상=오정민(‘장손’)
시리즈 부문
△감독상=이창희(‘살인자ㅇ난감’)
△남자배우상=이희준(‘살인자ㅇ난감’)
△여자배우상=배두나(‘가족계획’)
△새로운 남자배우상=김요한(‘살인자ㅇ난감’)
△새로운 여자배우상=문근영(‘지옥 시즌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