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2급 동물인데…갑자기 대규모 서식지 발견돼 난리 난 '동물'

2025-05-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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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보존의 희망, 안산갈대습지의 놀라운 발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붉은발말똥게'가 수도권에서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돼 학계와 생태계 보존 분야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멸종위기종 2급 붉은발말똥게 서식지 발견. / 안산시 제공
멸종위기종 2급 붉은발말똥게 서식지 발견. / 안산시 제공

안산시는 최근 시화호 최상류에 위치한 안산갈대습지에서 붉은발말똥게의 국내 최대 규모 서식지를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붉은발말똥게는 기존까지 한강 하구와 시흥갯골, 서해·남해 일부 지역, 제주도 등지에서만 제한적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안산갈대습지 입구부터 장전보 구간까지 약 600m 구간에 걸쳐 붉은발말똥게와 말똥게가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붉은발말똥게는 최대 500여 개체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이는 그동안 보고된 개체 수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서식지를 발견한 안산환경재단은 내시경 조사기를 이용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서울대학교 연구팀과의 공동 조사를 통해 과학적 검증을 거쳤다. 이번에 밝혀진 시화호 최상류 지역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동화천과 인접해 염분이 낮은 진흙 지형으로 이뤄져 있으며, 넓은 갈대 군락이 형성돼 있어 붉은발말똥게의 먹이활동과 은신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바다로 흘러드는 작은 하천의 돌담, 언덕, 풀밭 등에 서식하는 붉은발말똥게. 붉은발말똥게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 국립생물자원관
바다로 흘러드는 작은 하천의 돌담, 언덕, 풀밭 등에 서식하는 붉은발말똥게. 붉은발말똥게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 국립생물자원관

붉은발말똥게는 갑각 길이 약 28~30mm, 폭 33~35mm로 사각형 형태의 갑각과 볼록한 등면, 흑갈색 센털이 난 걷는다리, 그리고 붉은빛이 도는 손과 집게다리를 갖고 있다. 이마는 앞으로 기울어 있으며, 세 갈래로 나뉘는데 가운데 잎은 작고 양옆의 이는 매우 넓다. 집게다리 손바닥에는 바깥면에 크고 작은 과립들이 촘촘히 분포하고, 안면에는 줄지은 큰 과립들이 존재한다. 주로 바다로 흘러드는 작은 하천의 돌담이나 풀밭 등에 서식한다.

국내에서는 경기 장항습지, 전남, 경남, 제주 해안 등에서 드물게 발견됐으나, 이번 안산 지역의 대규모 서식지는 그동안의 제한적 분포를 뒤엎는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타이완 등지에도 분포하지만, 국내에서 이처럼 많은 개체가 한 곳에 밀집해 있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화호에 서식 중인 멸종위기종 2급 붉은발말똥게. / 안산시 제공
시화호에 서식 중인 멸종위기종 2급 붉은발말똥게. / 안산시 제공

이민근 안산시장은 붉은발말똥게가 연안 개발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종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서식지 발견은 시화호 최상류와 안산갈대습지가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임을 입증하는 중대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산시는 앞으로도 해당 지역의 생물다양성 증진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 서식지 보전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단순한 종 발견을 넘어, 수도권이라는 대도시 인근에서도 멸종위기 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생태적 조건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개발과 보존 사이의 균형이 생태계 복원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관련 정책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유튜브, 국립해양생물자원관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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