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는데…이제 야생서 아예 멸종했다는 의외의 '동물'
2025-05-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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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 동물…안타깝게도 멸종 위기 처해
중국을 상징하는 희귀 동물 가운데 하나로 여겨져 온 '사불상'이 이제 야생에서는 완전히 사라진 상태로 분류됐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사불상을 '야생절멸' 종으로 공식 지정했으며, 이는 자연 상태에서는 더 이상 개체가 존재하지 않고 오직 인공적인 환경에서만 생존한다는 뜻이다.

사불상은 19세기 프랑스 선교사 아르망 다비드가 베이징 외곽 황실 사냥터에서 반야생 상태로 사육되던 개체를 발견하면서 세계에 알려졌다. 당시 이미 야생에서는 보기 어려운 상태였고, 이후 20세기 초 베이징 일대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다비드의 이름을 따 학명이 붙었으며, 생물학적으로도 1속 1종의 매우 독특한 계통을 가진 동물이다.
몸무게 150~200kg, 몸길이 약 1.5m에 달하는 사불상은 말의 머리, 당나귀의 몸, 사슴의 뿔, 소의 발굽을 닮았다고 해 중국에서는 '사불상(四不像)'이라 불렸다. 이름 그대로 어떤 동물에도 완전히 닮지 않은 독특한 외형 덕분에 중국 고전과 신화, 황실 문화 속에서 신수로 여겨졌고, 황제들만 볼 수 있는 신령스러운 존재로 보호·사육됐다.
서식지는 주로 양쯔강 하류의 늪지대로, 넓고 단단한 발굽을 이용해 진흙 지대를 유영하듯 걸어다녔던 것으로 추정된다. 수중식물을 즐기며 물을 좋아하고, 수영에도 능하다. 번식기는 5~6월이며 임신 기간은 250~270일로, 한 번에 1~2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몸빛깔은 등면이 회색빛을 띠는 붉은색이고, 아랫배와 눈 주위는 흰색이다. 새끼 시절에는 몸에 뚜렷한 얼룩무늬가 있다.

사불상은 한때 100만 마리 이상이 야생에서 서식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20세기 초 무분별한 개발과 사냥, 서식지 파괴 등으로 멸종 위기를 맞았고, 결국 자연 상태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다행히도 멸종되기 전 일부 개체가 유럽과 미국, 일본, 한국 등의 동물원으로 이송됐고, 이후 번식 프로그램을 통해 개체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약 1000여 마리가 동물원과 보호구역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중국 내 보호구역에서는 약 8000마리 이상이 복원돼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불상은 중국에서 '황실의 동물'로 여겨졌을 뿐만 아니라, 길상과 신령의 상징으로 고대 기록과 문학작품에도 자주 등장했다. 대표적인 예로 고대 소설 '봉신연의'에는 사불상이 신령한 존재로 그려진다. 현대에 들어서도 중국 생태계 복원의 대표 사례로 자주 언급되며, 중국의 전통적 자연관과 상징체계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판다처럼 국가를 대표하는 공식 상징 동물로 지정된 적은 없어 대중적 인지도나 국제적 대표성 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문화적 깊이와 생태적 희소성 측면에서 중국의 또 다른 상징적 동물로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사불상이 속한 야생절멸 등급은 특정 종이 자연 상태에서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으며, 오직 인간의 관리 하에 있는 인공적인 환경에서만 생존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개체수의 감소를 넘어, 생태계 내 자생력이 완전히 끊긴 상태로 이해된다. 다시 말해, 인간이 관리하지 않으면 절멸을 피할 수 없는 생물이라는 의미다.
현재 사불상은 보호구역과 동물원 중심의 인공적인 생존 상태에 놓여 있지만, 야생 복원 가능성은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불상을 생태계 복원의 상징으로 활용하며 지속적인 보호와 번식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원래의 서식 환경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야생 복귀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