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아무 일 없었다”… 학교폭력 피해자 절반, 여전히 고통 속

2025-05-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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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폭력 피해학생 47.5% 자살·자해 충동 경험
피해자의 64.3% PTSD 증상… 보호자 98%도 고통 호소

학교폭력 피해자 절반, 여전히 고통 속 / 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 피해자 절반, 여전히 고통 속 / 푸른나무재단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사이버폭력과 성폭력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학생 64.3%가 PTSD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딥페이크가 악용된 사이버성폭력 사례까지 나타나며, 청소년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이 확인됐다.

푸른나무재단(이사장 박길성)은 22일 ‘2025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및 21대 대선후보 정책 제안’을 통해 전국 초·중·고 학생 12,002명과 보호자 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태조사는 2001년부터 매년 진행되는 전국 단위 조사로, 올해는 사이버폭력과 정신건강에 대한 심각성이 도드라졌다.

조사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은 17.0%로 전체 피해 유형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피해학생의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47.5%에 달했으며, 성폭력 피해는 2021년 대비 6.4배, 사이버성폭력은 4.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이버성폭력 피해 중 24.7%는 딥페이크 기술이 악용된 사례였다.

플랫폼 기업의 무대응도 문제로 지적됐다. 사이버폭력 가해학생의 81.4%가 “플랫폼 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응답했고, 피해학생의 58.5%는 “피해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사과를 받지 못해서’가 가장 많이 꼽혔다.

피해학생 중 64.3%는 PTSD 증상을 1개 이상 경험했으며, 피해자의 보호자 또한 98.0%가 PTSD 증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피해학생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회복을 위한 지원 체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푸른나무재단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21대 대선후보에게 ‘학교폭력 대응 10대 정책 과제’를 공식 제안했다. 주요 내용은 △플랫폼 책임 공시제 법제화 △AI 기반 사이버폭력 대응력 강화 △전학령기 디지털 시민교육 △피해학생 보호 및 가족 지원 △가해행동 재발 방지 체계 마련 등이다.

푸른나무재단은 “피해자의 고통을 방치하지 않고 실질적인 회복과 예방이 이루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학교폭력 문제 해결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책임”이라고 밝혔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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