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아닌 물도 있었어?…마트에서 생수 살 때 전혀 몰랐던 뜻밖의 사실
2025-05-23 12:47
add remove print link
자연에서 온 '먹는샘물'과 인공적인 과정을 거친 '혼합음료'
마트나 온라인 쇼핑 앱에서 당연한 듯 아무 생각 없이 샀지만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이 있다. 생수에 관한 것이다. 물이라고 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전부 자연에서 온 물이 아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 제품은 겉보기에는 모두 투명한 병에 담긴 물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뚜렷한 차이를 가진 두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바로 '먹는샘물'과 '혼합음료'로 분류되는 생수다.
이 둘은 원수의 출처부터 성분, 제조 방식, 법적 관리 기준까지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르다. 특히 제품 라벨에 명확히 구분되어 표기되는 만큼 소비자는 두 생수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먹는샘물은 자연 상태의 암반 지하수나 용천수 등을 원수로 사용한다. 이 물은 최소한의 물리적 처리, 예컨대 여과나 살균 과정을 거쳐 자연 상태에 가까운 형태로 병에 담긴다. 어떤 화학적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으며 자연적으로 용해된 미네랄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수원지의 지질과 환경에 따라 미네랄 함량이 달라지고 이는 곧 물맛에도 영향을 준다. 자연 미네랄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내추럴 미네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반면 혼합음료로 분류되는 생수는 정제된 물을 기반으로 한다. 이 물은 다양한 원수를 화학적, 물리적으로 정제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이후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등 인공적으로 제조된 미네랄을 첨가해 만든다. 즉 자연에서 얻은 미네랄이 아닌 합성 미네랄이 포함되며 미네랄의 조성과 함량은 제조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조절된다. 이로 인해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기능성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자연적인 맛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내추럴 미네랄'이라는 표현은 사용할 수 없다.

법적 관리 기준 역시 두 제품군의 성격을 명확히 나눈다. 먹는샘물은 '먹는물관리법'에 따라 환경부의 관리를 받으며 이 법률에 따라 원수와 제품 모두에서 매우 엄격한 수질검사를 받아야 한다. 원수는 46개 항목, 제품은 50개 항목에 대한 수질검사를 통과해야 판매가 가능하며 물 1톤당 2200원의 수질개선 부담금도 납부해야 한다. 제품 라벨에는 '먹는샘물'이라는 명칭이 반드시 표기돼야 하고 자연 미네랄이 포함된 물만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
반면 혼합음료 생수는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으며 관리 주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다. 혼합음료는 정제수에 미네랄 등을 인공적으로 첨가해 제조하는 만큼 수질검사 항목도 8개로 상대적으로 적다. 또 취수 능력이 300톤 이하일 경우에는 환경부담금이 면제된다. 라벨에는 반드시 '혼합음료'라는 문구가 포함돼야 하고 자연 미네랄이 아닌 합성 미네랄이 들어간 제품이 포함될 수 있다.
맛과 관련한 특징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먹는샘물은 자연 미네랄 고유의 맛이 느껴지며 수원지의 지질적 특성에 따라 물맛이 달라지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혼합음료는 제조 과정에서 미네랄 비율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고 특정 건강 기능을 강조한 제품군도 다양하게 출시된다. 다만 인공적으로 조성된 물이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맛과는 구분된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종류의 생수는 모두 음용에 안전하다. 각각의 법적 기준을 충족한 제품만이 시중에 유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먹는샘물이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기준과 검사를 받는다는 점은 소비자가 참고할 만한 정보다. 특히 자연 상태의 물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먹는샘물을 선택하는 것이 적합할 수 있다.
생수의 보관 및 소비에 있어 주의할 점도 있다. 개봉한 생수는 24~48시간 이내에 마시는 것이 좋다. 외부 공기와 접촉하면서 산소나 미생물이 유입돼 물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수는 고온이나 직사광선에 노출될 경우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안티몬 같은 발암물질이 검출될 수 있어 반드시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생수병을 재사용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생수병은 입구가 좁아 깨끗이 세척하기 어려워 위생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숙박업소에서 재사용한 500mL 생수병을 검사한 결과, 기준치의 50배에 달하는 세균이 검출된 사례도 있다.
따라서 생수를 구매할 때는 단순히 브랜드나 가격을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먹는샘물'과 '혼합음료' 중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 상태의 물맛과 철저한 수질검사를 중시한다면 먹는샘물을, 맛의 균일성과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혼합음료 생수를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의 건강을 위한 첫걸음은 올바른 정보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