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해리포터' 속 목소리...'한국 성우계 거목' 임수아 별세
2025-05-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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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명탐정 코난', '해리포터'로 잘 알려진 임수아 성우
'미녀와 야수', '명탐정 코난', '해리포터'로 잘 알려진 한국 성우계의 거목 임수아(본명 임순희)가 별세했다.

23일 한국성우협회에 따르면 임수아는 지난 22일 향년 7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51년 출생한 임수아는 1968년 동양방송(TBC) 4기 공채 성우로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언론통폐합 이후에는 KBS 10기로 활동했으며, 이후 프리랜서 성우로 반세기가 넘는 긴 세월 동안 마이크 앞을 지켰다.
고인은 특히 중년 여성 캐릭터 연기의 대가로 불렸다. 대표작으로는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조남순과 배미옥 역할을 꼽을 수 있다. 2017년 10월까지도 투니버스에서 방영된 '명탐정 코난' 더빙에 참여하며 베테랑 성우로 활약했다.
디즈니 작품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미녀와 야수'의 포트 부인(미세스 팟),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메리웨더 요정, '포카혼타스'의 윌로우 할머니 등을 연기하며 따뜻하고 포근한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는 호그와트 교수 미네르바 맥고나걸 역을 맡아 엄격하면서도 자애로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외에도 '몬타나 존스'의 아가사 숙모, '루니툰' 시리즈의 할머니 캐릭터, '마법소녀 리나', '미래소년 코난', '모래요정 바람돌이', '빨간머리 앤' 등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외화 더빙 분야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 '시네마 천국', '맨 인 블랙 2', '마이너리티 리포트', '빌리 엘리어트', '길버트 그레이프', '썸벨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작품에 참여했다.
고인의 오랜 활동은 업계에서도 인정받았다. 2016년 KBS 성우연기대상에서는 동기이자 1960~70년대 한국 외화 더빙의 전성기를 함께 이끈 동료인 오세홍 성우와 함께 외화 부문 공로상을 공동 수상했다.
KBS, SBS, 투니버스, 애니박스, 카툰네트워크, 챔프 등 다양한 방송사와 플랫폼에서 활동한 임수아는 성우극회 소속으로 50여 년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4일 오전 8시에 엄수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