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도 걱정인데…'엎친 데 덮친 격' 기상청이 내놓은 발표
2025-05-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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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전날 발표한 6∼8월 3개월 전망
6월 예년보다 더울 확률 40%, 7∼8월은 50%
당장 장마도 걱정이지만,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기상청이 내놓은 전망은 그보다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커 전국적인 폭염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23일 발표한 6∼8월 3개월 기후 전망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보다 높다고 밝혔다.
특히 다가오는 7월과 8월에는 고온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며, 기록적인 무더위의 재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 6∼8월 기온, "전 구간 더울 확률이 가장 높다"
기상청은 이번 발표에서 6월, 7월, 8월 모두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6월(평년 21.1∼21.7도)의 경우,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40%, 비슷할 확률도 40%, 낮을 확률은 20%였다.
그러나 7월(24.0∼25.2도)과 8월(24.6∼25.6도)의 경우, 높을 확률이 50%로 가장 높고, 비슷할 확률은 40%, 낮을 확률은 10%에 불과했다.
이 같은 기온 상승 전망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상기관들의 예측과도 일치한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11개국 474개 기후예측모델의 평균값을 기반으로 분석한 앙상블 평균에서도 올여름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각 월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월 58%, 7월 64%, 8월 71%로 나타나 하반기로 갈수록 더위가 심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 폭염 유발 메커니즘, ‘고기압의 사슬 구조’
기상청은 이례적인 고온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해외 해역의 해수면 온도 상승과 이에 따른 고기압 형성을 지목했다.
올해 열대 서태평양과 북인도양, 남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이며, 이로 인해 대기 대류 현상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고온 지역에서 상승기류가 형성되면, 그 주변에 하강기류가 형성되며 고기압이 만들어진다.
이 고기압이 우리나라 남동쪽에 자리를 잡으면, 북반구에서 시계방향으로 도는 바람에 의해 고온다습한 남풍이 한반도 전역으로 유입된다.
이 현상은 무더위를 야기하는 주요한 기상 메커니즘이다.
특히 열대 서태평양에서 상승한 기류가 대만 부근에 하강하면서 형성된 북태평양고기압은, 작년 여름 역대급 폭염을 불러온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이번 여름에도 비슷한 조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상청은 판단했다.

■ 6월, 7월, 8월…다른 원인, 같은 결과 ‘폭염’
기상청은 각 월별로 기온 상승의 기상학적 배경을 나눠 분석했다.
6월: 북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우리나라 남동쪽에 고기압 형성 가능성이 제시됐다. 고기압 형성은 고온다습한 공기의 유입을 촉진하며, 장마 전부터 이른 더위가 시작될 수 있다.
7월: 남인도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이 북서태평양에 저기압을 형성하고, 그 반작용으로 우리나라 주변 고기압이 발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곧 지속적인 무더위 유발로 이어진다.
8월: 봄철 유럽 지역의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었던 점이 원인이다. 눈이 적으면 지면 복사열 방출이 많아져 유럽 지역에 고기압이 형성되고, 이 고기압이 대기 파동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으로 이어지며 한반도 폭염을 유도할 수 있다.
■ 더위를 누그러뜨릴 요인도 존재
한편, 기온 상승을 상쇄할 수 있는 요인도 일부 존재한다.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눈 덮임이 적었던 점은, 이 지역의 고기압 발달과 함께 우리나라에 저기압 영향권 형성 가능성도 예측됐다. 저기압은 상승기류로 인해 상대적으로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티베트 지역의 눈 덮임이 평년보다 많았던 점도 중요한 변수다. 이는 티베트 고기압의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한여름 땡볕 폭염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 결론: 기온은 오르고, 확률도 확실하다
이번 기상청 발표에서 나타난 수치와 국제 기후모델의 일치된 흐름은, 올여름이 평년보다 뜨겁고, 특히 7∼8월로 갈수록 그 강도가 심화될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기온이 높을 확률이 6월 58%, 7월 64%, 8월 71%라는 수치는 단순한 예측이 아닌, 11개국 474개 모델이 도출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수치다. 장마에 대한 걱정이 가시기도 전, 폭염 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올여름은 작년처럼 기록적인 무더위가 다시 올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기상청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후 예측이 아니라, 생활 안전과 에너지 대책까지 포함한 사전 경고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