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휩쓸고 있는데… 아쉽게도 한국에는 없는 '한국 라면'
2025-05-2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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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 맞춤형으로 제작된 ‘수출 전용 라면’ 인기
한국에는 없는 한국 라면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시장 맞춤으로 제작된 ‘수출 전용 라면’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큰 반응을 얻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24일 보도한 내용이다.

매체는 농식품수출정보(Kati)를 인용해 지난달 한국 라면의 아세안(ASEAN) 10개국 수출액은 2034만 7173달러(약 278억 3000만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가 637만 7968달러(약 87억 2000만 원)로 1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47.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눈에 띄는 시장은 인도네시아다.
전 세계 라면 소비량 2위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말 한국산 라면 수입 규제를 완화한 이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182만 2652달러(약 24억 9000만 원)로, 전년 대비 49.5%나 늘었다.
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맛은 ‘치킨’이다. 말레이시아의 닭고기 소비량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며, 이를 겨냥한 제품 출시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이 흐름을 이끄는 기업 중 하나다. 자사 글로벌 브랜드 ‘맵(MEP)’을 지난해 태국에 론칭한 데 이어, 지난 2월 일본에 진출했다.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그릴드 갈릭 쉬림프’, ‘블랙페퍼 치킨’ 라면 등을 현지 세븐일레븐 전 지점에 입점시켰다. 동남아시아는 삼양식품 해외사업의 약 25%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며, 인도네시아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삼양식품의 성장세는 기록적이다. 올해 1분기 면·스낵 부문 매출은 48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5%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 5866억 원이었으며, 올해 2조 원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참고로 2021년 당시 연 매출은 6000억 원대였다.
농심 역시 동남아 맞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태국 셰프 ‘쩨파이’와 협업한 ‘신라면 얌’은 8개월 만에 500만 개가 팔리며, 대표 수출 라면으로 자리 잡았다. 매운치킨맛, 불고기맛 볶음면, 비건 전용 ‘순라면’ 등도 수출 품목으로 운영 중이다.
오뚜기도 동남아 전용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진라면 치킨맛과 함께 국내에선 단종된 ‘보들보들치즈라면’의 후속작 ‘보들보들치즈볶음면’이 동남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역직구를 통해 사들이고 있을 정도다.
국내 라면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매출 비중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농심은 지난해 전체 매출 중 37%가 해외에서 발생했으며, 2030년까지 해외 비중을 61%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한류와 K-푸드 열풍이 아시아 시장에서 라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미국이 여전히 최대 수출국이지만, 동남아는 향후 성장 여력이 훨씬 큰 신흥시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