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에 널렸는데…외국에선 건강식품으로 인기 폭발한 ‘나물’
2025-05-25 16:30
add remove print link
굵은 줄기와 뿌리를 가진 식물
산길을 걷다 보면 길게 뻗은 덩굴이 눈에 띈다.

굵은 줄기와 뿌리를 가진 이 식물은 칡이다. 한국 전역에 자생하는 덩굴성 식물로, 과거 민간요법에 활용되곤 했지만, 현대에는 대부분 잡초로 취급받고 있다. 관리가 어려운 식물로 분류돼 제거 대상이 되거나, 일부 지역에선 산림 정비 과정에서 벌채되기도 한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는 칡뿌리(Pueraria lobata, Kudzu root)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존재한다. 미국 Amazon, 영국 Botanical Remedies, 유럽의 Tea Haven 등 온라인 플랫폼에선 칡뿌리 차, 분말, 정제 제품이 건강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특히 허브차 시장에서는 ‘쿨링 효과가 있는 전통 약초’로 소개되며, 캡슐 포장 형태로 유통되기도 한다.
◈ 칡뿌리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기능성 성분
칡뿌리는 동양권에서 ‘갈근(葛根)’이라 불리며, 오래전부터 전통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한의학 고서에서도 갈근은 해열, 갈증 해소, 위장 기능 개선 등에 활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에는 현대 영양학 및 약리학 연구를 통해 칡뿌리의 생리활성 성분이 분석되고 있다. 대표적인 성분은 이소플라본 계열의 푸에라린(Puerarin)으로, 항염, 항산화, 혈관 확장 등의 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Healthline 등 해외 건강정보 플랫폼에 따르면, 칡은 알코올 의존 증상 완화, 간 기능 보호, 폐경기 증상 완화 등의 연구적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선 혈당 조절과 심혈관 건강 보조제로도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칡뿌리는 특정 전통에 국한된 약재가 아니라, 기능성 식품 원료로써의 활용 가능성을 가진 자생 식물이다.
◈ 원료로서의 가치 재조명 필요
현재 국내에선 칡을 수확해 가공하는 상업적 농가가 매우 드물고, 시장에서 유통되는 칡 제품도 한정적이다. 유통되는 일부 칡즙이나 해장음료는 건강 보조식품 정도의 위치에 머무르고 있으며, 기능성 식품 원료로서의 체계적 활용은 미비한 실정이다.

반면 유럽, 미국 등에서는 칡을 건조, 추출, 정제 형태로 가공해 기능성 원료로 유통하며, 그 수요도 건강 트렌드의 영향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특히 비건 제품이나 천연 원료 기반 디톡스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층이 늘어나면서, 칡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식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한국은 칡이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식물로서의 생리활성은 이미 다수의 학술지에서 검토된 바 있으며, 위생적 채집·가공·표준화 과정을 정립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