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대통령 선거…왜 ‘장미대선’이라 부를까
2025-05-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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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상징을 품고 있는 '장미'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두고 ‘장미 대선’이라는 표현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장미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선거가 열린다는 단순한 계절적 배경에서 비롯된 명칭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다 깊은 역사성과 정치적 상징을 담고 있다.

■ ‘장미 대선’이라는 말은 어디서 시작됐나
‘장미 대선’이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선거일은 5월 9일로 확정됐다. 이 시기는 마침 전국적으로 장미가 피어나는 계절과 겹쳤고, 자연스레 ‘장미 대선’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하지만 이 표현이 단순히 “5월 = 장미 = 선거”라는 수식으로 끝나지 않았던 이유는, 당시 국민들의 정치적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 변화를 상징하는 ‘희망’, ‘정열’, ‘사랑’이라는 의미와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 장미, 정치의 꽃이 되다
장미는 고대부터 권력과 이상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현대 정치사에서 장미는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상징물로 종종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08년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 시위다. 당시 약 1만5천 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우리에게 빵을 달라, 그리고 장미도 달라(Give us bread but give us roses)”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여기서 ‘빵’은 생계와 노동 조건 개선을, ‘장미’는 존엄과 인간다운 삶을 의미했다.
이 구호는 훗날 노동운동과 인권운동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고, 장미는 곧 ‘참정권’, ‘평등’, ‘삶의 질’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장미는 선거라는 국민 주권 행사와도 밀접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다.
2025년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공식적으로는 6월 3일로 예정되어 있다.
기온이 올라가고 장미가 만개하는 초여름에 열리는 만큼, 이번 선거 역시 관행적으로 ‘장미 대선’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