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이어...도심 하천서 발견된 오직 한국서만 사는 고유종 '이것’
2025-05-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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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중하류서 향어·참마자·갈문망둑 등과 함께 발견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
청계천에 이어 또 한 번, 도심 한복판 하천에서 한국 고유종이 발견됐다. 주인공은 바로 ‘얼룩동사리’다. 맑고 깨끗한 1급수 하천에서만 서식하는 이 어종이 경기 성남시를 가로지르는 탄천에서 발견되며 생태계 회복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성남시가 탄천 수질과 생물다양성을 집중 점검한 결과 ‘좋음’ 등급에서만 서식하는 수서 생물 45종이 포착됐고, 그중에는 한국 고유종인 얼룩동사리가 포함돼 있었다. 얼룩동사리는 일반적으로 한강, 금강, 백천, 탐진강 등 중·상류에 위치한 하천들에 분포하는 희귀 어종으로, 도시 하천에서 확인된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성남시에 따르면, 하천 수질 분석은 매달 1회씩 진행되며 탄천 오리보, 구미교, 돌마교, 수내교, 방아교 등 10개 지점에서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을 측정한 결과, 2023년에는 평균 1.65㎎/ℓ, 2024년에는 1.58㎎/ℓ로 모두 1급수 기준인 2㎎/ℓ 이하를 충족했다. 이는 하천수 생활환경 기준상 ‘좋음’ 등급으로, 수질이 가장 양호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수질 개선의 배경에는 행정적인 노력이 뒷받침됐다. 시는 그동안 하천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파내는 준설 작업과 하천 내 부유물 제거, 배수 통관 설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총 7만3324㎥의 퇴적물과 15.7t의 부유물이 제거됐다. 여기에 2024년 8월부터 2025년 8월까지 탄천 내 15곳의 교량 보수 및 보강공사가 진행되며, 유수 흐름 개선을 위해 성토 작업과 함께 배수 통관이 추가 설치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천 주변 37곳의 사업장에 대한 수시 점검과 순찰을 통해 오염원 유입을 선제적으로 차단한 점도 수질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행정과 시민 참여의 결실은 생물다양성으로 드러났다. 성남시 조사에 따르면 탄천에서는 버들치, 갈겨니, 모래무지 등 45종의 담수 어류가 서식 중이며, 그중에서도 얼룩동사리의 발견은 단연 눈에 띄는 성과다. 이 어류는 1984년, 전상린 박사와 일본 학자 이와다에 의해 동사리와 함께 신종으로 분류됐다. 식용보다는 주로 관상어로 유통되며, 맑은 물에서만 살아가는 민감한 육식성 어종이다.
몸길이는 10~15㎝, 몸 색은 황갈색 바탕에 암갈색 얼룩무늬가 퍼져 있다. 제1 등지느러미 기저 앞쪽과 뒤쪽, 꼬리지느러미 부위에는 검은 반점이 있으며, 주둥이가 아래쪽으로 향한 특이한 입 구조를 가진다. 주요 서식지는 물살이 비교적 느린 여울, 주로 돌 밑에 숨어 낮에는 정지하고, 밤에 수생 곤충·새우·어류를 포식하며 활동한다.
산란기는 4월 하순부터 7월 중순까지로, 수컷이 암컷이 부착한 알에 지느러미로 산소를 공급하며 부화를 돕는 독특한 행동을 보인다. 수정란은 수온 20℃ 기준 약 250시간 후 부화하며, 8일 후 지느러미가 모두 형성되고 먹이 활동을 시작한다. 성장 속도도 빠른 편으로, 1년 후 평균 8㎝, 2년이면 11㎝, 4년 후엔 20㎝ 이상까지 자란다.

앞서 서울 청계천에서도 얼룩동사리가 발견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향어, 참마자, 갈문망둑 등과 함께 관찰돼 생태계 회복의 척도로 주목받았다. 청계천과 성남 탄천 모두 인공적인 개수와 복원 사업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정상 생태계의 징후’로 간주되는 어류가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탄천 수질 1급수 유지는 시민 의식과 행정력의 결합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수질 개선 사업을 지속해 하천 환경을 더욱 깨끗하게 가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직 한국에서만 서식하며 보호받는 얼룩동사리. 그 존재가 다시 도심 하천에서 확인됐다는 사실은 단순한 발견을 넘어선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 가능한 생태 도시로 나아가는 여정의 중요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