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600마리 정도 사는데…한국 야생에선 모두 사라진 '멸종위기' 동물

2025-05-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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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한반도에서 서식한 야생동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산속 자료 사진. 과거 한반도 산속에서는 백두산호랑이가 서식했다. / 뉴스1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산속 자료 사진. 과거 한반도 산속에서는 백두산호랑이가 서식했다. / 뉴스1

백두산호랑이는 시베리아호랑이로도 불리는 고양잇과 대형 포식자다. 호랑이의 여러 종 가운데 가장 큰 체격을 자랑한다. 주로 러시아 극동 지역, 중국 북동부, 과거 한반도 북부, 특히 백두산 일대 등에서 서식했다.

백두산호랑이는 한국 문화에서 힘, 용기, 보호의 상징으로 깊이 뿌리내려 있다. 민화와 설화에 자주 등장한다. 백두산호랑이는 한국의 자연유산으로 여겨진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시베리아호랑이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했다. 야생 개체 수는 약 540~600마리(2022년 기준)로 추정된다. 이는 20세기 초 약 30마리까지 급감했던 개체 수가 보호 노력으로 회복된 결과이지만 여전히 밀렵과 서식지 감소로 위협받고 있다.

백두산호랑이는 추운 환경에 적응한 생리적 특징을 지닌다. 성체 수컷의 몸길이는 꼬리 포함 약 2.7~3.3m, 몸무게는 180~300kg에 달한다. 암컷은 100~160kg 정도로 다소 작다. 두꺼운 털과 연한 황금빛에 검은 줄무늬는 위장과 보온에 유리하다.

백두산호랑이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백두산호랑이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백두산호랑이는 단독 생활을 하며 수컷은 약 800~1000㎢, 암컷은 300~400㎢의 넓은 영역을 유지한다. 주요 먹잇감은 멧돼지, 사슴, 곰 등이며 강력한 턱과 발톱으로 사냥 성공률 약 10%를 기록한다. 수영에 능해 강을 건너는 모습도 관찰되며 이는 서식지 이동에 유리하다.

백두산호랑이 멸종 위기의 주요 원인은 밀렵, 서식지 파괴, 인간과의 갈등이다. 호랑이의 가죽, 뼈, 내장 등은 전통 약재나 장식품으로 사용되며 불법 거래의 표적이 된다. 삼림 벌채와 농업 확장은 먹잇감과 서식 공간을 줄였으며 가축 공격으로 인한 인간과 호랑이의 갈등은 종종 호랑이 사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러시아는 '아무르호랑이 프로젝트', 중국은 백두산 지역 보호구역을 통해 개체 수 회복에 힘쓰고 있다. 양국은 국경을 넘는 호랑이 이동을 보호하기 위해 협력하며 이런 노력으로 개체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백두산호랑이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백두산호랑이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한국에서의 백두산호랑이가 안타깝게도 야생에서 사라진 상태이다. 조선 시대까지 백두산과 한반도 북부에 서식했던 백두산호랑이는 20세기 초 일제강점기 동안 대규모 사냥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1920년대 이후 남한에서는 야생 호랑이의 흔적이 거의 확인되지 않았으며 현재 남한에서는 야생 백두산호랑이가 서식하지 않는다.

이는 남한의 높은 인구 밀도, 도시화, 삼림 감소, 먹잇감 부족 등으로 야생 백두산호랑이의 생존이 불가능한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다만 주요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백두산호랑이는 볼 수 있다. 이들은 종 보존과 교육을 목적으로 관리되며 번식 프로그램을 통해 아종 유지에 기여한다.

남한에서의 백두산호랑이 개체 수 복원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시화 환경과 제한된 생태계는 야생 백두산호랑이의 개체 수 복원을 어렵게 한다. 먹잇감 동물의 부족도 큰 장애물이다. 백두산 인근 중국과 러시아의 보호구역에서 진행되는 시베리아호랑이 복원 사업이 성공하면 장기적으로 한반도 북부에서의 복원 논의도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현재 남한에서 백두산호랑이를 직접 볼 기회는 동물원에 국한된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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