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일본 음식인데 이젠 한국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 폭발인 '식재료'
2025-05-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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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비밀를 품은 발효 슈퍼푸드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콩의 숨은 영웅
끈적한 실타래, 특유의 냄새, 부드러운 식감. 낫토는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다소 생소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대표적인 건강 식품이다.
콩을 발효시켜 만드는 이 음식은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은 물론이고,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효소와 생리활성 물질 덕분에 건강에 유익한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낫토의 주요 효능과 그 속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에 대해 살펴본다.
낫토는 삶은 콩에 '바실러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lis)'라는 낫토균을 접종해 발효시킨 발효식품이다. 이 과정에서 콩의 성분이 변하면서 영양소의 흡수율이 높아지고, 발효 특유의 점성과 향이 생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성분이 '낫토키나아제(nattokinase)'다. 낫토키나아제는 단백질 분해효소로, 혈전을 녹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효소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심혈관 건강을 위한 기능성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혈전은 혈관 내에 생긴 피떡으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중대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낫토키나아제는 이러한 혈전을 녹이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낫토를 자주 섭취하는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낮다는 보고도 있으며, 이를 두고 낫토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자료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낫토는 단백질 함량도 매우 높다. 주원료인 콩은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며, 발효를 거치면서 아미노산 형태로 분해돼 체내 흡수율이 더욱 높아진다. 이는 특히 육류 섭취를 제한하는 채식주의자나 고단백 식단이 필요한 사람에게 좋은 식품이다. 여기에 식이섬유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장 건강을 유지하고 변비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낫토는 비타민 K2의 훌륭한 공급원으로 손꼽힌다. 비타민 K는 혈액 응고에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K1과 K2는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 비타민 K2는 특히 칼슘이 혈관이 아닌 뼈로 이동하도록 도와 골밀도를 높이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 일반적인 식단에서는 K2를 섭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낫토는 비타민 K2 보충을 위한 자연식품으로 높은 가치를 가진다.
발효 식품인 낫토에는 유익한 미생물도 다량 포함되어 있다. 이 미생물들은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장 건강은 단순한 소화 문제를 넘어 면역계, 감정 상태, 전반적인 신체 기능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낫토에 포함된 낫토균은 위산에 잘 견디고 장까지 도달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녀, 실제 장에서 유익한 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프로바이오틱 식품으로도 평가된다.

한편 낫토에는 폴리글루탐산(polyglutamic acid)이라는 성분도 들어 있다. 이 물질은 피부 보습과 관련한 연구에서 주목받은 바 있으며, 체내에서 칼슘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낫토는 단순한 전통 발효 음식이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다방면에서 건강 효능이 입증된 식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낫토는 특유의 냄새와 점성 때문에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음식이기도 하다. 특히 발효취에 민감하거나 질감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낫토 섭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낫토에 간장, 겨자, 다진 파, 김가루, 김치 등 다양한 재료를 곁들여 식감을 조절하고 냄새를 줄이는 방법도 유용하다. 낫토를 밥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샐러드, 김밥, 두부, 계란 요리 등에 활용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섭취 시 주의할 점도 있다. 낫토는 비타민 K2가 풍부하므로, 혈액 응고 억제제인 와파린(warfarin)을 복용 중인 사람은 의사와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고나트륨 식품과 함께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한 팩 정도(약 40~50g)를 적정량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일본 외에도 한국,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낫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콩을 기반으로 한 식물성 식품이라는 점, 발효를 통한 기능성 성분의 증대, 그리고 다양한 건강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점이 그 배경이다. 특히 건강에 관심이 높은 중장년층이나 기능성 식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낫토는 점점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