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크기' 사상 최악의 치명적 외래종... 인간의 힘으론 퇴치 불가능
2025-05-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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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공포에 몰아넣은 최악 생태계교란종... 한국도 안심 못해
독 때문에 식용 불가능... 오직 생태계 파괴만을 일으키는 동물
유튜버 다흑이 최근 일본 이시가키섬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엔 충격적인 모습이 담겨있다. 한국에서 이시가키섬으로 가는 직항이 생겨 항공료가 100만원에서 3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접근성이 높아진 이 섬에서 다흑은 밤거리를 조금만 돌아다녀도 수십 마리의 거대한 사탕수수두꺼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중남미가 원산지인 사탕수수두꺼비는 전 세계 개구리·두꺼비 중 세 번째로 거대한 종이다. 마린토드(Marine Toad)로도 불리는 이 종은 머리 부분에서 강력한 독성 물질인 부포톡신을 분비한다. 이 독은 심장 경련, 심장 마비, 환각 증세를 일으킬 정도로 치명적이어서 사람에게도 위험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의 무차별적인 포식 행동이다. 다흑이 현지에서 해부한 해마두꺼비의 위장에서는 사슴벌레, 콩벌레, 노래기는 물론 돌멩이까지 발견됐다. 이들은 서식지 내 생물들을 가리지 않고 잡아먹어 생태계를 파괴한다. 특히 가로등이나 자판기 주변에서 불빛에 날아드는 벌레들을 사냥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사탕수수두꺼비가 전 세계적으로 최악의 외래종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들의 엄청난 번식력 때문이다. 한 번에 7000~8000마리의 새끼를 낳기 때문에 단 두세 마리만 유입돼도 해당 지역 전체가 이들로 뒤덮인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사탕수수두꺼비를 처음 본 악어, 딩고 같은 현지 포식자들이 이들을 잡아먹었다가 독에 중독돼 대량 폐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시가키섬에 사탕수수두꺼비가 유입된 것도 인간의 실수 때문이었다. 사탕수수 밭의 해충을 없애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입했지만, 이들은 해충 대신 섬 전체의 토착 생물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이는 오키나와에서 독사를 퇴치하기 위해 도입한 몽구스가 오히려 토착종들을 멸종 위기로 몰아넣은 것과 유사한 사례다.
일본은 사탕수수두꺼비 퇴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개체수가 너무 많고 번식력이 워낙 뛰어나 인간의 힘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흑이 촬영 중 만난 일본 파충류 연구자 역시 현재로서는 퇴치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야생 사탕수수두꺼비는 사육 개체보다 더 강한 독을 생성한다. 사육 환경에서는 주로 귀뚜라미 등 단조로운 먹이를 섭취하지만 야생에서는 지렁이, 노래기 등 다양한 먹이를 통해 독 합성에 필요한 충분한 영양소를 얻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생 개체를 맨손으로 만지면 손에 독이 묻어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탕수수두꺼비는 인간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외래종이기도 하다. 많은 외래종이 최소한 식용으로라도 활용되는 것과 달리 사탕수수두꺼비는 독성 때문에 식용이 불가능하고 가죽 제품 외에는 용도가 없다. 오직 생태계 파괴만을 일으키는 해로운 동물인 셈이다.
한국의 경우 아직 사탕수수두꺼비가 유입되지 않았지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시가키섬과의 직항이 생기면서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고, 애완동물 수입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사탕수수두꺼비는 적은 수만 유입돼도 폭발적으로 번식하기 때문에 사전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흑은 영상을 통해 "이런 외래종들이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위험 외래종들을 소개해 경각심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시카키섬은 오키나와현 야에야마 제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섬이다. 야에야마 제도 인구 약 5만 명의 90%가 이곳에 거주한다. 신이시가키 공항을 통해 일본 주요 도시로 가는 국내선과 성수기 한정 인천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 진에어의 인천-이시가키 직항 노선이 개설됐다. 아름다운 자연과 편리한 교통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