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틀면 춤춘다?…전 세계서 유일하게 소리에 반응하는 '희귀 식물' 정체
2025-05-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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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반응하는 신비로운 생명체
음악을 들려주면 춤을 추는 식물이 있다. 바로 '무초(Codariocalyx motorius)'다. 무초는 평범하게 생겼지만 전 세계 통틀어 유일하게 소리에 반응하는 식물이다.

무초는 콩과 식물로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발견되는 잡초다. 보통 2m 높이까지 자라며 무초라는 이름은 '춤출 무(舞)' 자를 써서 지어졌다.
무초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커다란 잎 옆에 있는 작은 잎들이 위아래 180도로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초는 큰 잎과 작은 잎이 있는데 큰 잎은 아침에 수평으로 펴지고 저녁이면 차렷 자세로 자는 모습을 취하는 수면 운동을 한다. 여기서 작은 잎이 음악 소리에 반응한다.
작은 잎이 음악 소리에 반응하는 이유는 작은 잎 아랫부분에 팽압(세부 내부에서 세포벽을 미는 힘) 조절이 가능한 세포와 수분이 많기 때문이다. 소리로 인한 진동이 느껴지면 잎의 팽압을 이용해 잎을 움직이는 원리다. 온도 25~30도, 습도 70%, 광선이 잘 드는 환경에서 춤을 더 잘 춘다.
더 신기한 사실은 어린이나 여성의 노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이와 어른, 남자와 여자의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2019년 서울대공원 식물원에서 '신기하게 움직이는 식물 전시회'를 진행하며 서울대공원에서 2016년부터 직접 종자를 들여와 재배한 무초와 미모사를 전시하기도 했다. 해당 전시에서는 해설사가 음악을 들려주며 무초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다.

무초와 함께 전시된 '미모사(Mimosa pudica)'도 무초처럼 움직인다는 특징이 있다.
미모사는 온대, 열대지역에서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밤에는 잠을 자는 모습이라고 해 '잠풀'이라고도 불린다. 미모사의 잎이 오므라드는 원리도 식물의 팽압 운동이다. 윗부분의 세포보다 아랫부분의 세포에서 빠져나가는 물의 양이 많아져 잎이 닫히고 잎자루와 줄기가 이어진 곳이 구부러진다.
그래서 미모사의 잎을 건드리면 전기신호가 잎자루를 따라 이동해 갑자기 수분이 빠져나가며 세포를 쪼그라들게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원상복귀하는데 15~30분 정도가 걸리며 에너지가 많이 소모돼 자주 건들이면 탈진해 죽는다.
미모사와 무초와의 차이점은 자극의 형태에 있다. 미모사는 물리적 자극에 반응하지만 무초처럼 소리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소리에 반응하는 식물은 무초가 유일하다. 반대로 무초는 단순한 접촉 자극에는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