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4년 만에 임박…북한의 ‘이곳’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눈앞

2025-05-2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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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서 '등재' 권고
확정시 북한서 3번째 세계유산

계절마다 다른 얼굴로 풍광을 달리하며 '천하제일 명산'으로 불려온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북한이 등재 신청을 낸 지 4년 만의 성과다.

금강산의 가을 / Caminhos me Levem-Shutterstock.com
금강산의 가을 / Caminhos me Levem-Shutterstock.com

27일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유산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북한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금강산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등재 권고는 사실상 등재 확정을 의미하는 절차로,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변 없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2021년 금강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장 실사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심사가 지연됐고, 올해에서야 평가가 이뤄지게 됐다. 등재 여부는 오는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북한은 이번에 금강산을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성을 모두 갖춘 복합유산으로 신청했다. 복합유산은 ICOMOS와 IUCN이 각각 문화·자연적 가치를 평가한 뒤, ▲등재(inscription), ▲보류(deferral), ▲반려(referral), ▲등재 불가(non-inscription) 중 하나를 권고하게 된다.

이번에 두 자문기구는 금강산의 일부 구역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되, 세부 조건을 제시했다. 해금강 지역의 해만물상과 총석정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을 ‘문화경관(cultural landscape)’으로 등재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문화경관은 인간의 삶과 자연 환경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형성된 경관을 의미하며, 최근 유네스코가 유산 개념을 확장하면서 각광받는 분류다.

등재가 확정될 경우, 금강산은 북한의 세 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앞서 북한은 ▲2004년 고구려 고분군, ▲2013년 개성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바 있으며, 현재 인류무형문화유산은 5건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 후보 평가 결과. 표시한 부분이 북한이 신청한 '금강산'. 권고 사항의 'I'는 '등재'(Inscribe)를 의미한다 / 연합뉴스, 유네스코 누리집 캡처
세계유산 등재 후보 평가 결과. 표시한 부분이 북한이 신청한 '금강산'. 권고 사항의 'I'는 '등재'(Inscribe)를 의미한다 / 연합뉴스, 유네스코 누리집 캡처

금강산의 정식 명칭은 ‘금강산(Mt. Kumgang – Diamond Mountain from the Sea)’이다. 지리적으로는 강원도 회양군, 통천군, 고성군에 걸쳐 있으며, 태백산맥 북부에 위치한다. 최고봉은 해발 1,638m의 비로봉이며, 수많은 기암괴석과 폭포, 연못 등이 어우러져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으로 나뉜다. 다양한 식물 종이 서식하며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도 보존 가치가 높다.

금강산은 계절마다 이름이 달라질 만큼 자연미가 뛰어난 명산이다. 봄에는 금강(金剛), 여름에는 봉래(蓬萊), 가을에는 풍악(楓嶽), 겨울에는 개골(皆骨)이라 불리며, 각기 다른 자연의 표정을 지닌다. 이 같은 특징으로 인해 예로부터 문인, 화가, 승려 등 다양한 계층의 예술적 영감을 자극하는 장소로도 사랑받아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금강산에 대해 “사람이 죽어서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죽기 전에 한번은 꼭 올라야 한다는 민간신앙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최종 확정될 경우, 금강산은 국제사회로부터 문화적·생태적 가치를 공인받는 세계적 유산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향후 남북 문화 교류 및 보존 협력에서도 상징적인 지점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의 금강산 설명 / 연합뉴스, 유네스코 누리집 캡처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의 금강산 설명 / 연합뉴스, 유네스코 누리집 캡처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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