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 결혼식 적정 축의금은 얼마?…놀랍게도 1위는 '5만원' 아니었다

2025-05-2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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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결혼식, 과연 얼마를 내야 할까?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얼마의 축의금을 내야 할까. 오랫동안 관행처럼 이어져온 '5만 원' 적정선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새 기준으로 떠오른 금액은 과연 얼마일까.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직장인 844명을 대상으로 '직장 동료의 결혼 축의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26일 발표한 결과 응답자의 61.8%가 참석 및 식사까지 하는 경우 적정 축의금으로 '10만 원'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장 높은 응답률로, 2위인 5만 원(32.8%)을 크게 앞질렀다. 5만 원 미만은 3.2%, 15만 원은 1.4%에 불과했다.

주목할 점은 동료와의 관계에 상관없이 10만 원이 1위라는 점이다. 사적으로 친한 동료에게 10만 원이 적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59.7%, 일로 엮인 동료에게도 60.1%가 같은 금액을 택했다. 작년 같은 조사에서는 협업 동료에게 5만 원을 선택한 응답자가 65.1%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축의금 수준 자체가 상승한 셈이다.

사적으로 가까운 동료에게는 20만 원을 선택한 응답도 14.3%로 집계돼 상한선이 올라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반면, 협업하는 동료에게는 여전히 5만 원이 두 번째로 많이 선택됐다(30%).

결혼식 참석 범위 역시 협업하는 동료가 44.4%로 가장 높았고, 이어 모든 직장 동료(28.2%), 사적으로 친한 동료(25.9%) 순이었다. 직장인들은 일적으로 얽힌 동료의 결혼식에는 참석할 의무감이 더 크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혼식에 불참한다고 답한 이들은 그 이유로 '결혼식까지 참석할 사이는 아니어서'(33.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개인 일정이 우선이어서'(25%), '축의금의 경제적 부담'(16.7%)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는 지난 20∼22일 직장인 844명을 대상으로 올해 기준 직장 동료의 적정 결혼 축의금은 얼마인지 설문조사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 인크루트 제공
인크루트는 지난 20∼22일 직장인 844명을 대상으로 올해 기준 직장 동료의 적정 결혼 축의금은 얼마인지 설문조사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 인크루트 제공

한국 사회에서 축의금은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관습이다. 본래는 신랑·신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의미에서 시작됐고, 1970~80년대를 지나면서 현금 중심 문화로 자리잡았다. 1990년대 이후엔 현금 축의금이 사실상 표준이 됐다.

최근에는 물가 상승과 결혼식 비용 증가에 따라 축의금 액수도 자연스럽게 오르고 있다. 과거엔 5만 원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10만 원이 '사회적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인 지인에게는 5만~10만 원, 친한 친구나 가족에게는 10만 원 이상을 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축의금 액수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은 결혼식 참석 여부와 식사 제공 여부, 관계의 친밀도 등이다.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축의금만 보내는 경우는 여전히 5만 원이 많지만, 참석해 식사까지 할 경우 10만 원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축의금을 둘러싼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반복되는 경조사, 경기 불안,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자신이 낸 금액이 온전히 돌아오지 않는 현실, 청첩장이 일종의 '고지서'처럼 여겨진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다.

이와 함께 축의금 문화는 디지털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현금을 봉투에 담는 대신 계좌이체, 모바일 송금이 일반화됐으며, 단체 메시지를 통해 간단히 전달하는 경우도 흔해졌다.

축의금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진심을 담은 축하보다는 '돈 거래'처럼 여겨진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자는 축의금 액수가 5만 원으로 제한되는 등 제도적인 제약도 존재한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축의금 액수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비대면으로 간소화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진짜 축하하는 마음'과 '형식적인 부담'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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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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