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찬 음료 마셨더니 꽉 조여드는 통증, 혹시 몸이 보내는 경고?

2025-05-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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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음료 마실 때 종종 느껴지는 식도 경련

여름철 무더위 속에 땀이 비 오듯 흐를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시원한 음료다. 하지만 음료를 마셨을 때 갑작스런 통증을 느끼는 경우는 왜 그럴까.

냉장고에서 꺼낸 얼음 동동 띄운 물, 각얼음이 가득 든 아이스커피, 혹은 편의점에서 꺼낸 차가운 탄산음료. 혀 끝에서 청량감이 퍼지면 잠시나마 더위가 물러간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렇게 차가운 음료를 급하게 들이켰을 때, 목 안쪽이나 가슴 부근이 찌릿하거나 답답하게 아팠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어, 나만 이래?” 싶은데, 알고 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차가운 음료를 마셨을 뿐인데 왜 이런 통증이 생기는 걸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이런 통증은 의학적으로는 '식도 경련'이나 '식도 연축'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말이 조금 어렵지만, 쉽게 말해 식도 근육이 갑자기 꽉 조여들면서 통증이 생기는 현상이다. 식도는 음식물이 위로 넘어가기 전 거치는 통로인데, 이곳도 다른 장기처럼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근육들이 차가운 자극을 만나면 반사적으로 수축하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 통증의 양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떤 사람은 목 한가운데가 찌릿하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가슴 중앙이 뻐근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실제로 심장 질환과 혼동될 정도로 가슴 부근이 아플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금세 사라지고, 특별한 후유증 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무심코 넘기지만, 원리를 알면 조심하게 되는 일 중 하나다.

이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온도 변화에 대한 신체의 민감한 반응 때문이다. 인체는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각 수용체를 갖고 있다. 뜨겁거나 차가운 자극이 갑자기 들어오면, 그에 대응해 반사 작용을 일으키는데, 특히 식도는 다른 부위보다 자율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래서 차가운 음료가 식도를 빠르게 지나갈 때 자율신경이 반응하면서 경련성 수축을 유발할 수 있다.

비슷한 예로, 아이스크림을 너무 빨리 먹었을 때 머리가 띵하게 아픈 ‘아이스크림 두통’이 있다. 이것 역시 급격한 냉기에 대한 신경 반응이다. 입천장이나 목 안쪽의 혈관이 급속히 수축하고 다시 확장되면서 머리로 통증 신호가 전달되는 것인데, 식도의 경우에도 이와 유사한 기전이 적용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또 한 가지 가능한 원인은 식도 내압 변화다. 차가운 액체가 빠르게 식도를 통과할 때 식도 내의 압력이나 움직임에 일시적인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식도 근육이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일시적인 통증이나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식도 과민증이 있는 사람이나 역류성 식도염 등의 이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가끔은 식도가 아니라 인두나 후두 쪽에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음료가 지나가는 길목인 이 부위들은 차가운 자극에 민감해서, 순간적으로 수축하면서 ‘조이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특히 운동 직후 목이 마른 상태에서 찬물을 벌컥 들이켰을 때 이런 통증이 더 잘 생긴다. 이때는 단순히 물 온도뿐 아니라 호흡기와 소화기의 긴장 상태도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이런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은 일시적인 반응이고, 몇 초에서 길어야 수십 초 안에 사라진다. 하지만 같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통증이 수분 이상 지속된다면 위나 식도의 기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가슴 통증이 반복되거나 삼킴 곤란, 목 이물감 등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냉기 반응이 아닌 식도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정답은 간단하다. 너무 차가운 음료는 서서히 마시고, 목이 마르다고 한 번에 들이켜지 않는 것. 특히 운동 직후나 공복 상태일 땐 더욱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처음 한두 모금은 입안에서 조금 머금고 넘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도와 목 안쪽이 온도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셈이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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