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도 기력도 없다면…초여름에 가장 맛있는 '제철 채소' 즐기는 다양한 방법
2025-05-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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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한 여름 제철 채소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초여름, 밥맛이 없다고 느낄 때 찾게 되는 식재료가 있다.

풋풋한 향과 아삭한 식감이 매력적인 열무다. 열무는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해 더위로 지친 몸에 도움을 주는 제철 채소다. 비타민 A와 C도 다량 함유돼 있어 피로 회복과 면역력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보통 열무는 김치로만 소비되는 경우가 많지만, 알고 보면 다양한 조리법으로 응용할 수 있다. 지금부터 제철 열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대표 요리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열무김치, 여름 김치의 왕
열무를 활용한 대표 요리는 단연 열무김치다. 시원한 국물과 함께 먹는 열무김치는 더위에 지친 입맛을 깨워주기에 제격이다. 잘 익은 열무김치에 국수나 밥을 비벼 먹으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한 끼 식사가 충분하다.
열무김치는 숙성 정도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 갓 담근 겉절이 상태일 때는 아삭하고 산뜻한 맛이 두드러지며, 며칠 냉장 숙성을 거치면 시원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살아난다. 입맛에 따라 갓과 함께 담가 칼칼하게 즐기거나, 백김치처럼 고춧가루 없이 담가도 좋다.

열무김치는 단독으로도 훌륭하지만, 활용도 역시 높다. 국수, 비빔밥, 냉면 등 다양한 여름 메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국물은 냉국처럼 활용할 수 있어 음식물 낭비도 줄여준다.
◈ 열무비빔밥, 시원한 한 그릇의 미학
열무김치만 있다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가 열무비빔밥이다. 뜨거운 밥 위에 잘 익은 열무김치를 올리고 고추장 한 숟갈, 참기름과 깨를 더하면 간단하면서도 입맛을 당기는 한 그릇이 완성된다. 열무의 상큼한 맛과 고추장의 감칠맛, 참기름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균형 있는 풍미를 만든다. 여기에 계란 프라이나 두부구이를 얹어 단백질까지 보완하면 영양적으로도 손색없는 여름 식사가 된다.
특히 더운 날 불 앞에서 오래 요리하기 부담스러울 때, 별다른 조리 없이 바로 만들 수 있는 비빔밥은 현실적인 대안이다. 냉장고에 남은 나물이나 야채를 더하면 한층 더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 김치 말고 새롭게 즐겨보자, 열무 오일 파스타

열무를 이탈리안 허브처럼 활용하는 방식이다. 바질 대신 데친 열무 잎을 올리브유, 다진 마늘과 함께 팬에 볶아 알 덴테 (al dente, 파스타가 입에 알맞게 잘 익은 상태)로 삶은 파스타 면에 곁들인다. 소금, 후추, 레몬즙으로 간을 조절하면 쌉쌀하고 산뜻한 풍미가 살아난다. 열무의 향긋함이 마늘 오일 베이스와 잘 어우러져, 묘하게 루꼴라 느낌을 준다. 채식 지향 식단이나 샐러드 파스타 스타일로도 응용 가능하다.
◈ 피크닉 가기 좋은 날씨, 열무와 도시락의 만남
열무김치를 잘게 다져 참기름, 깨소금, 약간의 설탕과 함께 밥에 비벼낸 뒤 유부에 채워넣는다. 단맛이 강한 유부와 열무의 상큼한 맛이 의외로 잘 어울리고, 깻잎이나 쌈무로 감싸도 조화롭다. 동그랗게 말아내 도시락에 담으면 피크닉용 한입 요리로도 손색없다. 열무김치가 애매하게 남았을 때 활용하기에도 좋은, 맛과 실용성을 모두 챙긴 레시피다.
◈ 열무, 제철일 때 다양한 방법으로
열무는 저장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제철일 때 다듬어두고 소분해 두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무르기 전 짧게 데쳐 냉동 보관하면 볶음이나 무침, 국 재료로도 쓰임새가 많다.
김치에만 국한하지 말고, 가볍게 무쳐 먹거나, 국이나 비빔밥으로 조리해 보자. 같은 식재료라도 조리법에 따라 다른 맛과 질감을 보여주는 열무는, 그 자체로 여름 식탁에 즐거운 변주가 된다.
더운 날씨가 이어질수록 조리는 짧게, 맛은 시원하게. 제철 열무로 건강한 여름 밥상을 차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