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으니까 괜찮다고요? 오늘 마시는 술은 결국 다 쌓입니다
2025-05-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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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과 암, 당신이 모르는 위험한 관계
중년 남성들이 술로 인해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55세 이상 남성은 알코올 관련 암 사망률에서 가장 높은 위험군으로 분류돼, 이 연령층의 음주 습관을 전면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인 한 연구는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조사 기간 동안 여성의 알코올 관련 암 사망률은 8% 증가에 그쳤지만, 남성은 무려 56%나 증가했다. 남성의 증가율이 여성보다 7배 이상 빠른 셈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성별 차이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마이애미대학교 실베스터 종합암센터의 친메이 자니 박사는 “남성이 더 높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여성과의 격차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자니 박사는 그 원인을 남성이 대체로 더 어린 나이에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영향이 누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술에 포함된 발암물질은 당장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수년간 조금씩 쌓이면서 결국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이미 술을 담배와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이는 술이 입, 목, 식도, 간, 대장, 유방 등 최소 6가지 암과 관련이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적당히 마시면 괜찮다’는 인식과는 달리, 적은 양의 음주도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암연구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암 환자의 5% 이상이 술과 관련돼 있지만, 미국인 절반 이상은 술이 암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 때문에 미국 보건 당국은 담배처럼 술에도 보다 강력한 경고 문구를 표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자니 박사는 “의료인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 모두 술과 암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며 “담배가 암을 유발한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만, 술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만이 아닌, 소량이라도 장기간 음주를 하는 이들 역시 암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중년 이후에도 술을 꾸준히 마시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음주 습관을 점검하고 바꾸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