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서 발견된 변사체, 15년 전 실종된 그 사람이었다

2025-05-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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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지났음에도 시신 비교적 온전했던 이유 있었다

안동댐 전경 / 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
안동댐 전경 / 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

지난 17일 경북 안동시 안동댐 수중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15년 전 실종된 교감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교감 실종 사건이 미스터리가 15년 만에 풀리게 됐다.

경찰은 최근 안동댐 수중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15년 전 실종된 교감과 동일인으로 확인되면서 사건이 ‘장기 미제 실종’에서 ‘비범죄 변사’로 종결됐다고 28일 밝혔다.

경북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식 결과 지난 17일 안동댐 수중에서 발견된 시신이 2010년 8월 실종된 안동의 한 중학교 교감 A(당시 50대) 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하고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

A씨는 2010년 8월 17일 오전 안동댐 선착장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사라졌다. 차량 안에는 열쇠가 꽂혀 있었고 선착장에는 넥타이와 신발이 있었다. 실종 직후부터 수색이 시작됐지만 한 달에 걸친 수중 수색에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당시 A씨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가족의 진술에 따라 극단 선택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시신이 떠오르지 않은 점 등을 두고 지역 사회에서는 타살이나 자살 위장 도피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17일 오후 2시쯤 안동댐 선착장에서 작업 중이던 민간 잠수부가 수중 30m 깊이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작업자는 사다리를 수거하기 위해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하반신이 진흙 속에 묻힌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조선일보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심과 탁도 문제로 이틀 뒤인 19일 오전 11시 119구조대가 해당 위치에서 시신을 인양했다. 시신은 바지와 셔츠를 착용하고 있었다. 머리와 팔·다리 일부가 훼손됐으나 몸통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였다. 발견 위치는 뭍에서 약 150m 떨어진 깊은 수심의 골짜기 지형이다. 수온이 섭씨 6도에 머무는 저온 수역이었다.

조선일보에 다르면 법의학계는 15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도 시신 훼손이 적고 시신 형태가 유지된 점에 대해 ‘시랍화’ 현상으로 보고 있다. 시랍화는 시신이 공기와 차단된 저온 환경에서 밀랍처럼 변화하며 부패가 억제되는 현상이다. 미라화와 유사한 상태로 남는 것이 특징이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고, A씨 가족의 DNA와 비교한 끝에 동일인임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온이 낮고 바닥이 진흙으로 이뤄진 지역에서 시신이 장기간 보존된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동댐 인근에서는 지난 수년간 여러 건의 극단 선택이 있었지만 모두 시신이 비교적 빠르게 인양돼 신원이 확인됐다. A씨 경우만 유일하게 시신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미제로 남아 있었다.

이번 DNA 결과로 인해 15년간 이어진 실종 미스터리는 결국 비극적이지만 확인 가능한 형태로 마무리됐다. 유족은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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