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체 어떻게 잡혔지…제주 앞바다서 최초로 발견돼 난리 난 '동물'
2025-05-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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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몸과 작은 껍데기를 가진 해양 달팽이?!
제주 앞바다에서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해양생물이 포착돼 학계와 해양 생물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주로 열대 해역의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투명한 플랑크톤성 달팽이 '카리나리아 크리스타타'가 그 주인공이다.
이 소식은 29일 뉴스1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제주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 세기알해변 앞바다에서 카리나리아 크리스타타로 추정되는 해양생물이 최초로 발견됐다.
이 생물은 투명하고 젤리 같은 몸체에, 몸 한쪽에 작은 껍데기를 지닌 형태로, 평소 깊은 바다에 떠다니며 살아가는 원양성 복족류다. 그간 일부 연구나 채집망을 통해 외국 해역에서 포획된 사례는 있었지만, 제주 연안 가까이에서 육안으로 발견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번 발견은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제주 지역 인플루언서 '제주놀미'가 투명한 물체를 바닷가에서 발견한 후 촬영해 제주해양수산연구원에 제보하면서 공식화됐다. 연구원 측은 현장에서 생물 샘플을 회수해 분석한 결과, 크기는 약 30cm, 무게는 약 350g으로 확인됐으며, 외형과 구조로 보아 카리나리아 크리스타타로 식별된다고 밝혔다.
카리나리아 크리스타타는 연체동물문 복족강에 속하는 해양 달팽이로, 학명 그대로 몸은 유선형에 반투명하며, 내부 기관이 투명한 외피를 통해 드러나 보이는 독특한 외형을 지닌다. 일반적인 육상 달팽이처럼 껍데기 안으로 몸이 들어가지는 않으며, 껍데기는 작고 피라미드 모양으로, 주로 몸의 중심부에 붙어 있는 구조다. 이 종은 주로 열대 및 아열대 바다의 표층 수십~수백 미터 아래에서 서식하며, 부유하면서 작은 플랑크톤, 화살벌레, 살프, 어란 등을 포식하는 육식성 생물이다.
플랑크톤 중에서도 몸길이가 최대 50cm까지 자랄 수 있을 정도로 대형에 속하는 종이지만, 해양 환경에서는 워낙 광범위한 범위를 떠다니기 때문에 관찰 사례가 극히 드물다. 특히 이 종은 해류를 타고 이동하며 낮에는 깊은 수심으로, 밤에는 비교적 얕은 수심으로 올라오는 성질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점에서 연안에서 직접 포착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제주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제주 바다 수온이 상승하는 등 생태계 변화가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발견 역시 기후변화에 따른 해류 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카리나리아 크리스타타는 독성을 갖고 있지 않아 사람에게 직접적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유사한 생물 중 일부는 독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생소한 해양생물을 발견했을 경우 직접 만지지 말고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번 사례는 해류를 따라 우연히 제주 해역까지 유입된 하나의 이벤트성 사례로 추정되며, 향후 추가 조사를 통해 국내 해역 내 분포 가능성과 생태적 영향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리나리아 크리스타타는 전 생애를 떠다니며 살아가는 '홀로플랑크톤성 복족류'로 분류되며, '글라시 노틸러스'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인도-태평양과 태평양 온난 해역에 걸쳐 서식한다.
국내에서는 공식 보고가 거의 없고, 드물게 플랑크톤 채집망에 걸려들거나 연구용 채집에서 관찰된 바 있을 뿐 일반인의 육안 관찰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 따라서 이번 제주 해안가에서의 생물 발견은 과학적 의미뿐 아니라 대중적 호기심까지 불러일으키며 SNS와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