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대신 줄기서 열매가... 세계적으로도 정말 특이한 그 나라 '국민과일'

2025-05-3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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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국민 과일인데 한국에서는 이름조차 잘 모르는 과일

자보티카바 / 'TEKNIQ' 유튜브
자보티카바 / 'TEKNIQ' 유튜브

브라질 동남부의 미나스제라이스와 상파울루 지역을 걷다 보면 특이한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나무 줄기에 직접 매달린 보라색 과일들이 마치 진주 목걸이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는 모습이다. 브라질이 세계에 자랑하는 토착 과일 자보티카바다. 포르투갈어로 '자부치카바'라 불리는 이 과일은 독특한 생김새만큼이나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자보티카바 / 픽사베이
자보티카바 / 픽사베이

자보티카바라는 이름은 브라질 원주민 투피족의 언어에서 유래했다. '거북이가 있는 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도금양과에 속하는 상록 교목이다. 자보티카바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니다. 일반적인 과일과 달리 나무의 가지가 아닌 줄기에서 직접 열매를 맺는 특이한 생장 방식 때문이다.

자보티카바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바로 그 결실 방식에 있다. 대부분의 과일이 나뭇가지 끝에서 열리는 것과 달리, 자보티카바는 나무의 몸통과 굵은 가지에서 직접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나무 전체가 보라색 열매로 뒤덮인 모습은 마치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이러한 현상을 식물학에서는 '간상결실(莖上結實)'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과일은 가지 끝이나 잎자루 근처에서 열리지만 간상결실 과일은 굵은 줄기 또는 주간(主幹)에 열매가 붙는 특이한 형태를 띤다. 두리안도 간상결실 나무다.

자보티카바 / 레딧
자보티카바 / 레딧

이 과일의 외관은 포도를 연상시킨다. 보라색을 띠는 검은색 껍질 안에는 흰색의 반투명한 과육이 들어있다.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크기는 일반 포도보다는 크다. 큰 것은 지름이 3cm에 이른다.

하지만 이 과일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수확 후 매우 빨리 상하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로 멀리 운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자보티카바는 오랫동안 브라질 현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과일로 여겨져 왔다.

자보티카바가 최근 건강식품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뛰어난 영양성분 때문이다. 보라색 과일의 특징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함유돼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발휘한다. 연구에 따르면 보라색 과일과 채소를 꾸준히 섭취할 경우 당뇨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자보티카바 / 'TEKNIQ' 유튜브
자보티카바 / 'TEKNIQ' 유튜브

특히 자보티카바는 고혈압과 당뇨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염 효과와 심혈관 건강 개선, 피부 건강 증진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제공한다. 브라질에서는 전통적으로 설사, 천식, 염증 치료에 사용되기도 했다.

자보티카바는 가공 과정에서 과일 중량의 약 50%에 해당하는 부산물이 발생한다. 이 부산물인 자보티카바 박에는 영양보조식품이나 기능성 성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바이오활성 화합물이 상당량 함유돼 최근 식품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보티카바는 브라질 현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소비된다. 신선한 생과일로 먹는 것은 물론 주스, 잼, 와인, 증류주 등으로 가공해 즐긴다. 특히 자보티카바로 만든 와인은 브라질에서 인기가 높다. 독특한 풍미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보티카바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국내에도 관련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자보티카바를 활용한 간편 섭취용 제품이 시장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자보티카바 껍질과 과육을 분말화해 정제 형태로 만든 것이다.

브라질 원산지인 자보티카바는 현재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볼리비아 등 남미 지역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생산량은 브라질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미나스제라이스와 상파울루 지역이 주요 생산지다.

자보티카바 / 'TEKNIQ'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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