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위에 자주 오르는 국민 생선인데…씨가 말라간다는 '식재료'

2025-06-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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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에 '식탁 물가' 들썩

이상기후가 농수산물 가격에 영향을 주면서 ‘베지플레이션’과 ‘피시플레이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채소와 생선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밥상 물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숯불 생선구이 / Vlad Ispas-shutterstock.com
숯불 생선구이 / Vlad Ispas-shutterstock.com

지난 30일 기준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이 집계한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에 따르면, 호박·오이·상추 등 ‘채소 3대장’의 가격이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다. 호박은 ㎏당 2351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6.62%나 뛰었다. 오이 가격도 같은 기간 48.1% 상승했다. 봄철에 가격이 비교적 낮은 잎채소인 상추와 깻잎도 각각 18.1%, 11.5% 올랐다.

채소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는 이상기후에 따른 출하량 감소가 지목됐다. 특히 오이는 주산지인 남부 지역에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병해충이 증가했고, 생육이 지연돼 공급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가격이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수산물 가격도 마찬가지다. 고등어, 갈치, 오징어 등 국내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생선 가격이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산 고등어(염장)는 한 손당 평균 6239원으로 지난해보다 36.3% 올랐다. 국산 갈치(냉동·중 크기)는 마리당 5712원으로, 작년 대비 37.4% 상승했다.

고등어구이 / mnimage-shutterstock.com
고등어구이 / mnimage-shutterstock.com

특히 고등어와 갈치는 ‘국민 생선’으로 불릴 만큼 가정에서 자주 소비되는 식재료다. 조림, 구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도가 높고 맛도 익숙해 수요가 꾸준하지만, 최근에는 가격 부담 때문에 장바구니에 넣기 전 한 번 더 망설이게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부 소비자들은 통갈치 대신 토막갈치를 선택하거나, 아예 반조리 도시락과 밀키트 형태로 대체하는 흐름도 보인다. “고등어 한 손도 쉽게 못 사겠다”, “갈치 한 마리 가격 보면 그냥 내려놓게 된다”는 소비자 반응은 현실이 된 물가 상황을 보여준다.

수산물 가격 급등의 원인 역시 이상기후와 연결된다. 남해 등 주요 어획지에서 수온이 평년보다 상승하면서 어획량이 줄었고, 이로 인해 시장 공급이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멸치, 고등어, 갈치 등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전년보다 11.6% 감소한 84만 1000t으로, 197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4%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1%)의 약 세 배를 기록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수온이 평년보다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며, 피시플레이션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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