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50kg짜리 괴물급까지... 오직 동해에서만 잡히는 값비싼 해산물

2025-06-0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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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땐 1kg당 7만원까지 나가는 고급 해산물

대문어 / 연합뉴스
대문어 / 연합뉴스
동해의 푸른 심연엔 거대 해양생물이 산다. 대문어. 강원 고성군의 맑은 바다와 암반 지형이 어우러진 저도어장에서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대문어는 단단한 육질과 깊은 감칠맛으로 전국 최고의 수산물로 꼽힌다. 6년 만에 재개되는 ‘저도 대문어축제’를 앞두고 대문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동해안의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인 대문어에 대해 알아봤다.
대문어 / 고성군 제공
대문어 / 고성군 제공

대문어는 성인 남성도 쉽게 들어 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동해안에서만 서식하는 특산 어종인 대문어는 일반적으로 체중이 10~15㎏에 달하지만 최대 50㎏까지 자라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강원과 경북 북부 동해안에서 잡히는 냉수성 어종이다. 수심 200m 이내의 저질이 암초 또는 모래자갈 바닥에 서식한다. 특히 북방한계선에서 불과 1.8㎞ 떨어진 동해안 최북단 어장인 고성 저도어장은 청정한 수질과 암반 지형 덕분에 고품질 해산물이 풍부하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문어는 저도어장을 대표하는 수산물이다. 맛과 품질 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도어장의 청정 수질과 암반 지형이 키운 대문어는 육질이 단단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 전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야행성인 대문어는 육식성으로 주로 갑각류, 어류, 조개, 성게 등을 포식한다. 기후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든 어종이다. 가을에서 봄에는 얕은 수심으로 이동하고 여름에는 깊은 수심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처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대문어의 최소 성숙크기는 수컷이 10㎏ 이상, 암컷이 8.5㎏ 이상이다. 성장 과정을 보면 1년생은 0.4㎏에 불과하지만, 2년생 12㎏, 3년생 10~20㎏로 급격히 성장해 최종적으로는 50㎏에 이르는 크기로 성장한다. 수명은 3~5년 정도다. 짧은 생애 동안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는 셈이다.

대문어 / 고성군 제공
대문어 / 고성군 제공

대문어의 번식은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체내수정을 통해 수정된 난을 산란한다. 교접은 가을에서 겨울철 암수가 서로 떨어진 채로 교접완을 최대한 늘려 수컷이 암컷의 체내로 흰 나선모양의 정자가 들어있는 정협을 보낸다. 수 시간 동안 이뤄지는 교접에서 길이 1m 이상의 정협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문어는 비싸기로 유명한 어종이다. 보통 1kg당 5만~5만500원 안팎에 거래된다. 30kg짜리 대문어는 15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팔린다. 명절 때는 1kg당 7만원까지 값이 오른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대문어 양식 기술 개발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연구진이 7년간 연구 끝에 부화한 대문어 18마리를 1년 이상 키우는 데 성공했다. 일본과 미국에서도 1년 이상 키운 사례는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부화 직후 1㎝에 불과했던 몸길이는 1년 만에 8㎝ 넘게 자랐으며, 빨판이 뚜렷한 8개 다리와 둥근 몸통으로 완연한 문어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양식이 본격화하면 어린 문어 방류를 통해 자원이 늘어나고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대문어 연구를 위해 표식 방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서 산란이 가능한 8kg 이상 개체만 선발해 노란색 표식 장치를 부착한 후 바다에 방류한다. 36kg이 넘는 대형 개체도 포함돼 있다. 바다에 방류된 대문어들은 해저면에서 서로 영역 싸움을 벌이거나 암반에 몸을 숨기며 정착 준비를 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은 대문어 생애 주기가 3~4년이고 서식 반경은 5~10km로 추정하며, 이런 결과를 인공양식 연구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대문어의 비밀을 풀 연구 연장. / MBC

이러한 대문어의 매력과 가치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저도 대문어축제다. 오는 7일부터 8일까지 강원 고성군 현내면 대진항 일원에서 제5회 저도 대문어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6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고성문화재단이 주관하고 고성대문어축제위원회가 공동 운영을 맡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축제의 핵심은 '먹거리' 콘텐츠다. 지역 어민과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먹거리 부스에서는 문어잡이 어선의 모임인 대진연승협회를 비롯해 대진자망협회, 현내면 부녀회가 참여해 당일 채취한 신선한 대문어와 해산물을 즉석에서 조리해 선보인다. 고성 연안의 청정한 해역에서 잡은 대문어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미각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문어 판화 체험'과 '문어낙찰 RUN', '문어 퀴즈 배틀', '문어올림픽', 'K-문어스타' 등 세대 간 소통이 가능한 콘텐츠를 통해 축제의 참여도와 현장 체류 시간을 높일 예정이다.

대진항을 거점으로 한 해양 체험 프로그램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소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동해 최북단 저도어장 인근을 어선을 타고 둘러보는 '저도어장 가까이 가기' 행사도 열린다. 이 프로그램은 사전 모집 개시 1시간 만에 모집인원 전원이 마감되는 등 높은 관심과 기대를 입증했다.

축제 기간 중에는 현내면 내 상가에서 3만 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지역 화폐인 고성사랑상품권 5000원을 환급해주는 소비 촉진 이벤트도 운영된다. 이를 통해 관광객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성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해양 생태 보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루는 지속가능 축제 모델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2024년 여름 양양·고성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 해변 도시들은 관광객이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6년 만에 돌아온 저도 대문어축제는 지역 자원을 극대화한 콘텐츠로 관광객 20% 증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저도 대문어 축제가 열리는 대진항.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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