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을수록 쓴맛 퍼지는 7080 제사 음식인데…요새 MZ가 새롭게 빠졌다는 '한국 나물'

2025-06-0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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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명소, 레스토랑 등 다양하게 인기 모으는 나물

평소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한 나물이 MZ 세대의 테이블에서 다시 떠오르고 있다.

고사리 / ajpenniallphotography-shutterstock.com
고사리 / ajpenniallphotography-shutterstock.com

고사리는 오랫동안 명절 음식의 단골 반찬이자, 7080 세대의 대표 나물로 인식돼 왔다. 부드럽게 볶아낸 고사리나물은 제사상에서도 빠지지 않고, 육개장에도 기본처럼 들어간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옛 음식’ 고사리가 MZ세대의 입맛과 식문화 안으로 조용히 파고들고 있다. 쌉싸름한 뒷맛이 오히려 중독성 있게 느껴진다는 반응과 함께, 고사리를 활용한 이색 요리가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 고사리 파스타, 고사리 해장국까지

가장 먼저 화제를 모은 건 ‘고사리 파스타’다. 양송이나 베이컨 대신 고사리를 넣어 만든 크림 파스타는 식물성 고소함과 특유의 씁쓸한 맛이 조화를 이루며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고사리를 곁들인 해장국도 인기다. 기름기 많은 뼈해장국 대신 고사리, 콩나물, 두부 등을 넣은 진한 국물 스타일의 ‘클린 해장국’이 제주도에서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도의 고사리 해장국 / Krista Yomimi-shutterstock.com
제주도의 고사리 해장국 / Krista Yomimi-shutterstock.com

고사리를 김밥, 리조또 등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평소 나물 반찬을 꺼리던 이들도 “생각보다 맛있다”, “씁쓸한 맛이 입안 정리를 도와준다”는 후기를 남기며 고사리의 새로운 가능성에 반응하고 있다.

◈ 알고 보면 건강에 좋은 ‘쓴맛’

고사리는 특유의 쓴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이 성분이 오히려 건강에 유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사리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포만감을 주고,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A·C가 함유돼 항산화 작용도 뛰어나며,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돕는 효능도 있다. 특히 식단 관리 중인 이들에게는 열량은 낮고 식감은 풍부한 식재료로 주목받는다.

고사리 / becky's-shutterstock.com
고사리 / becky's-shutterstock.com

물론 생고사리에는 독성 성분이 있으나, 물에 충분히 불리고 데치는 과정을 거치면 제거된다. 전통적으로 고사리는 한약재나 민간요법의 해열제, 이뇨제로도 쓰였으며, 고구려 벽화나 삼국시대 유물에도 고사리를 식재료로 사용하는 흔적이 남아 있다.

◈ 고사리, 더 이상 ‘어른 음식’ 아니다

고사리를 떠올리면 ‘산나물’, ‘제사음식’, ‘어르신들 반찬’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최근 그 인식이 바뀌고 있다. 채식 기반 식단과 저탄고지, 식물성 단백질 등 건강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고사리는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스스로 요리하는 1인 가구나 도시적 감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재료로 사랑받고 있다.

지금까지 ‘어른 음식’이라 외면받던 고사리는 어느새 MZ 세대의 새로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 씁쓸한 뒷맛까지 끌리는 사람이라면, 지금 고사리를 다시 맛볼 타이밍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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