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두 아들 태우고 바다로 돌진한 40대, 혼자 탈출한 뒤 경찰에 한 말
2025-06-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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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에서 가족 차에 태우고 바다로 돌진한 40대 가장
아내와 두 아들 등 일가족 3명 사망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아내와 고등학생 아들 2명을 숨지게 한 40대 가장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차량을 바다로 몰아 빠트린 뒤, 자신만 살아남아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2일 지 모(49)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지 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 12분쯤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선착장에서 승용차를 해상으로 추락시켜 아내 B 씨(49)와 고등학생 아들 C 군(19), D 군(17) 등 가족 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지 씨는 범행 전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투여한 후 차량을 운전해 바다로 향했다. 차량이 물에 빠진 후에는 미리 열어둔 운전석 창문을 통해 혼자만 탈출했다. 당시 조수석 창문도 열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씨는 물에서 빠져나온 뒤 별도의 구조 신고나 응급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났다. 그는 인근에서 지인의 도움을 받아 차량을 제공받고 광주로 도주했다. 사건 발생 약 44시간 후인 2일 오후 9시 9분쯤 광주 서구 양동시장 근처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 사건은 학교 교사의 신고로 조사가 시작됐다. 지 씨의 아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담당 교사가 2일 오후 2시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수색에 나서 같은 날 오후 진도항에서 약 30m 떨어진 해상에서 차량과 시신 3구를 발견해 인양했다.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지 씨는 가족과 함께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서 거주해왔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이들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유서나 특별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족과 함께 죽으려 했다. 생활고로 힘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다액의 채무 등으로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경제난이나 채무 규모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사건 현장 CCTV 영상 분석과 지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차량 정밀 감식 등을 통해 범행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지 씨의 도주를 도운 지인에 대해서도 범인도피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지인은 지 씨가 진도에서 광주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망한 가족 3명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