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공 출신 신화'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그는 누구인가
2025-06-04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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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에서 대통령까지, 역경 딛고 일어선 삶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이재명 당선인은 극한의 가난 속에서 소년공으로 일하며 학업을 병행해 법조인의 길에 오른 후, 정치권에 입문해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인권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민주당 대표를 거친 그는 윤석열 전임 대통령의 탄핵 인용에 따른 궐위로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그는 실용적 진보주의를 내세우며 포용적 복지국가를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당선인은 1963년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에서 태어났다. 호적상 생년월일은 1964년 12월 22일이지만 공식 프로필에는 1963년 12월 8일로 기재돼 있다. 5남 4녀 중 일곱째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경기도 성남시로 이주했다. 가난한 형편에 공장에 나가 소년공으로 일하며 생계를 도왔고 검정고시를 통해 중·고등학교 학력을 취득했다. 이후 중앙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사법연수원 18기를 수료하며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지만 판사나 검사의 길 대신 인권 변호사로 나섰다.
변호사 시절 그는 성남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성남시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 국가청렴위원회 산하 부정부패신고센터장 등 시민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정치 입문은 2004년 성남주민교회에서 결심했고, 2005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며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도전했지만 낙선했고,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도 분당갑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이후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당선되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성남시장으로 재임한 8년 동안 그는 6600억 원이 넘는 시 부채를 전액 해소하고, 공약 이행률 95% 이상을 기록하며 행정 능력을 입증했다. 특히 성남시의료원 설립은 대표적 업적으로 꼽힌다.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뒤에도 공공복지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주력했다. 이는 훗날 그가 제시한 ‘기본사회’ 구상의 토대가 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재임 중 지역화폐 도입, 불법 시설물 철거, 공공배달앱 운영 등을 추진했고, 코로나19 국면에서는 신속한 방역 조치와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 감염 사태 때는 강제 검체 채취라는 초강수를 두며 강한 행정력을 보여줬다.
대선 도전은 계속됐다.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밀려 3위에 그쳤다. 이후 제20대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선출돼 본선에 진출했지만 윤석열 후보에게 불과 0.73%p 차이로 패배했다. 역대 대선 최소 격차였다. 2022년 보궐선거를 통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두 차례 연속 당대표에 선출되며 입지를 굳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 두 번째 인물이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하자 이 당선인은 이에 맞서 국회 내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에 참여했다. 이어진 탄핵소추안 가결과 헌재의 전원일치 탄핵 인용으로 대선이 조기 실시됐다. 이 당선인은 민주당 경선에서 89.77% 득표율로 후보로 선출됐고, 이날 치러진 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정치 철학은 ‘실용적 진보주의’로 요약된다. 이념의 좌우를 넘는 현실적 정책을 강조하며, ‘공정’과 ‘정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대표적 정책 비전인 ‘기본사회’는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통해 국민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복지와 지역경제, 공동체 회복을 통합한 정책 패러다임으로 평가된다.

그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임 중 지역화폐를 도입해 자영업자와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소비의 지역 순환을 유도했다. 이 정책은 향후 전국 단위로 확대돼 경제민주주의와 분권적 성장 전략의 핵심 기제가 될 전망이다. 디지털 전환, 고령화, 기후위기 등 시대 과제를 해결하는 국가 비전으로도 이 확장된 기본사회는 중심축을 이룬다.
정치 여정에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1월 부산 강서구 시찰 중 흉기에 찔려 목 부위에 자상을 입었으나 수술 끝에 생명을 건졌고, 피의자는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당선인은 대중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2016년 ‘썰전’, 2017년 ‘대선주자 국민면접’, 2021년 ‘SNL 코리아’, 2025년 ‘100분 토론’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해 정책과 비전을 설명했다. 저서로는 ‘이재명의 굽은 팔’,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 ‘결국 국민이 합니다’ 등이 있다.
가족으로는 배우자 김혜경 씨와 두 아들이 있으며, 형제 간 갈등도 공개된 바 있다. 특히 형 재선 씨와의 불화는 공직자로서 가족 비리에 대한 차단을 위한 충돌이었다는 해명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