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공개만 나갔는데 '시청률 2.9%'…첫방송 전부터 난리 난 한국 드라마

2025-06-0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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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배우 장신영 복귀작으로 화제 모은 MBC 새 드라마
'친절한 선주씨' 후속으로 오는 9일 첫방송 앞둔 한국 드라마

아직 첫 방송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오는 6월 9일 첫 방송을 앞둔 MBC 새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가 정식 1회도 아닌 ‘스페셜 미리보기’ 방송만으로 시청률 2.9%를 기록하며 안방극장에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MBC 새 일일드라맘 '태양을 삼킨 여자' 예고편 일부 / 유튜브 'MBCdrama'
MBC 새 일일드라맘 '태양을 삼킨 여자' 예고편 일부 / 유튜브 'MBCdrama'

7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영된 '태양을 삼킨 여자' 스페셜 방송은 수도권과 전국 시청률 모두 2.9%를 기록했다. 요즘 드라마들이 1%대 시청률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본방도 아닌 선공개 영상으로 2%대를 돌파한 건 이례적이다. 작품의 스토리라인, 감정선, 캐릭터 구성,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태양을 삼킨 여자’는 ‘친절한 선주씨’ 후속으로 MBC 저녁 일일극 시간대에 편성된 신작이다. ‘하늘의 인연’에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진형 PD와, ‘숨바꼭질’, ‘두 여자의 방’ 등을 통해 탄탄한 서사와 현실감 있는 대사를 선보여온 설경은 작가가 이번 작품에서 손을 맞잡았다.

여기에 장신영, 서하준, 윤아정, 오창석 등 탄탄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며, 복수극이라는 익숙한 틀에 ‘감성’이라는 키워드를 더해 새로운 결을 시도한다. 연출을 맡은 김진형 PD는 “딸을 위해 태양조차 삼킬 수 있는 여자, 백설희의 이야기”라고 작품을 설명하며 드라마가 지닌 상징성을 강조했다.

극의 중심에는 장신영이 연기하는 주인공 백설희가 있다. 국제고 진학을 앞둔 딸과 함께 소박하지만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던 설희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찾아온 사고로 인해 딸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참담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세상에서 미소 엄마가 제일 듣기 좋더라”는 설희의 대사와 함께 전개되는 행복한 장면은 곧, 병상에 누워 있는 딸의 모습으로 반전된다. 그 절망의 끝에서 설희는 “잘못한 사람은 벌 받는 게 세상 이치야. 그게 누구든”이라며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MBC 새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 공식 포스터  / MBC 제공
MBC 새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 공식 포스터 / MBC 제공

이 드라마가 던지는 감정은 단순한 분노나 복수심이 아니다. 자식을 지켜내기 위한 모성, 인간적인 정의감, 그리고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고자 하는 처절한 의지가 뒤섞인 서사다. 이 점에서 ‘태양을 삼킨 여자’는 감정의 깊이를 통해 복수극이라는 장르적 틀을 뚫고, 인간적인 울림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런 정서 중심의 전개는 인물 간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설희 모녀가 몰락의 위기에 처해 있는 반면, 민강 유통의 후계자 민경채(윤아정)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경채 역시 재벌가 내부의 갈등과 압박 속에서 위태롭게 중심을 잡고 있으며, 이런 상황을 틈타 접근하는 김선재(오창석)의 존재는 갈등 구조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저를 어디까지 믿으세요?”라는 그의 대사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선 심리전의 시작을 예고한다.

설희의 복수 여정에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또 한 명의 인물은 문태경(서하준)이다. 민강 유통 신사업 총괄로 새롭게 부임한 그는 25년 전 부모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추적하며 설희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과거를 쫓는다. 다른 출발점에서 같은 적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관계는 앞으로의 전개에 있어 중요한 축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태양을 삼킨 여자' 장신영 스틸컷 / MBC제공
'태양을 삼킨 여자' 장신영 스틸컷 / MBC제공

하이라이트 영상의 후반부는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설희는 자신을 가로막는 인물들 앞에서 “자식이 죽게 생겼는데 무슨 짓을 못 하냐”며 단호한 결기를 드러낸다. 이 장면은 단순한 감정 폭발이 아니라, 드라마 전체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선언처럼 다가온다. 이어 등장하는 고속 추격전과 얽히고설킨 인물 간 서사는 ‘태양을 삼킨 여자’가 단순 감정극을 넘어서, 액션과 서스펜스를 모두 포괄하는 강력한 서사 구조를 지녔다는 점을 입증한다.

장신영은 이번 작품으로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연기가 목마른 상황이었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진심을 다해 촬영했다”고 밝히며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그의 말 그대로 미리보기 영상에서 보여준 연기는 절제되면서도 폭발적이었다. 감정을 눌러 담은 눈빛과 톤은 설희라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만들어냈고,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들은 이번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문태경 역을 맡은 서하준은 "가정사를 품은 캐릭터에 끌렸다"며 "문태경은 단순히 복수만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며 복수와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스토리가 펼쳐진다. 이 역할을 통해 도전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유튜브, MBCdrama

김선재 역의 오창석은 악역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3년 전 MBC '마녀의 게임'을 할 때 여자친구도, 아내도 버렸다. 이미 다 버렸다"며 웃은 뒤, "그 작품에서 악역을 맡아봤는데, 소리치고 싸우는 장면에서 희열을 느꼈다. 답답한 선역과는 또 다른 쾌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경채를 연기한 윤아정은 감정 표현을 위해 인물 간의 관계성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부딪히면서 캐릭터의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라 생각했다"며, 외형적인 스타일링 역시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흐트러짐 없는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유지했고, CEO인 만큼 정장이 기본이었지만 컬러나 디테일에서 포인트를 줘 자신감 있는 인물로 보이길 원했다"고 밝혔다.

극 중 백미소를 연기하는 이루다는 걸그룹 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소녀 활동을 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주는 법도 배웠다. 덕분에 감정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며 "밝고 사랑스러운 아이이지만 동시에 상처받고 슬퍼하는 미소의 양면을 표현할 때, 그 기억들을 많이 떠올렸다"고 말했다.

배우 서하준(왼쪽부터), 장신영, 윤아정, 오창석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새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태양을 삼킨 여자'는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딸의 이름으로 재벌가에 맞선 한 여자의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 작품으로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 뉴스1
배우 서하준(왼쪽부터), 장신영, 윤아정, 오창석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새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태양을 삼킨 여자'는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딸의 이름으로 재벌가에 맞선 한 여자의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 작품으로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 뉴스1

김진형 PD는 “막장과 클래식의 차이는 개연성”이라며 “‘태양을 삼킨 여자’는 복수의 이유가 충분히 설계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비현실적인 자극보다 감정의 흐름과 갈등의 배경에 충실한 구성은, 이 드라마가 단순 자극보다는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감성 복수극’이라는 기획 의도는 대본과 연출, 캐릭터를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이미 방송 전부터 시청자 반응은 뜨겁다. “일일드라마 십여 년 만에 볼 예정입니다. 화이팅 장신영, 새 변신 기대됩니다”, “미리보기 봤는데 재미있을 것 같음. KBS 방송보다 MBC 드라마 진짜 오랜만에 볼 듯”, “두 여자의 방, 숨바꼭질 재밌었는데 이번에도 기대해 봅니다”, “일일드라마 에이스들이네”, “6월 9일 월요일 첫 방송 본방사수”, “장신영 님 너무 반갑고 기대하겠습니다, 화이팅” 등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1회가 시작되기도 전,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크게 달아오른 상태다.

과연 ‘태양을 삼킨 여자’는 미리보기 방송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정규 방송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본격적인 이야기는 오는 6월 9일 월요일 저녁 7시 5분, MBC를 통해 첫 방송된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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