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돼...” 결국 '시청률 1%'로 조용히 퇴장한 한국 드라마

2025-06-06 12:29

add remove print link

종영 직전 0%대 자체 최저 찍더니 1%로 퇴장한 한국 드라마
전작 이어 줄줄이 시청률 부진 겪고 있는 KBS 수목극

아직 본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시청률 0%대 굴욕을 맛봤던 KBS 2TV 수목드라마 '24시 헬스클럽'이, 결국 마지막까지 반등 없이 '시청률 1%'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조용히 퇴장했다.

KBS2 '24시 헬스클럽'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KBS Drama'
KBS2 '24시 헬스클럽'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KBS Drama'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방송된 '24시 헬스클럽' 최종회(12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1.0%를 기록했다. 전 회차보다 0.3%P 상승한 수치이긴 하지만, 이 드라마가 초반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 1.8%를 다시 넘어서지 못한 채 막을 내린 것은 변하지 않는 현실이다.

'24시 헬스클럽'은 세계적인 보디빌더 출신의 도현중(이준영)과 충격적인 실연을 겪은 이미란(정은지)이 24시간 운영되는 낡은 헬스클럽에서 만나 벌어지는 성장형 로맨틱 코미디다. 일명 '근(筋)성장 코미디 로맨스'라는 신선한 설정과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메시지를 담았지만, 시청자들에게 크게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이 드라마는 지난 4월 30일 첫 방송을 1.8%의 시청률로 출발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렸다. 특히 최종회를 앞둔 11회에서는 0.7%라는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며 KBS 드라마 역사상 보기 드문 0%대 수치를 찍었다. 마지막 회에서 소폭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미 대중의 이탈은 명확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저조한 성적이 단일 작품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KBS 수목극 라인업은 줄줄이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다. 앞서 방영된 시트콤 '빌런의 나라'(소유진·오나라 주연)는 1.4%로 종영했으며, 그보다 앞선 '킥킥킥킥'(지진희 주연)은 심지어 0.3%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24시 헬스클럽' 또한 이런 악순환의 흐름 속에 편성된 채, 반등 없이 사라졌다.

KBS2 '24시 헬스클럽' 공식 포스터 / KBS 제공
KBS2 '24시 헬스클럽' 공식 포스터 / KBS 제공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건강한 삶, 자기 몸을 사랑하는 태도, 그리고 일상의 작은 위로들을 소재로 삼았지만, 강렬한 사건 전개 없이 평이하게 흐르는 서사는 자극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다가왔다. 또한 '근성장'이라는 키워드와 로맨스의 균형 역시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이준영과 정은지라는 탄탄한 팬덤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의 만남이었지만, 출연진의 저력도 저조한 관심을 돌려세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이준영은 '대세 배우'라는 수식어와 함께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시청률 2%'의 벽조차 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최종회에서는 헬치광이 관장 도현중과 헬린이 회원 이미란이 각자의 자리에서 삶과 감정을 정리하고 성장한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헬스장 식구들이 바디프로필을 촬영하며 함께한 시간을 기념했고, 이들이 함께 운동장을 달리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며 극의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시청률이라는 차가운 현실 앞에서는 충분히 조명 받지 못한 채 사라졌다.

유튜브, KBS Drama

그럼에도 일부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진심을 알아봤다.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너무 재밌었는데… 말도 안 돼”, “끝났다니 아쉽다”, “시즌2 나오면 좋겠다”, “마지막 회는 3번 반복해서 봤다”는 식의 응원과 아쉬움이 섞인 반응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런 소수의 반응이 대세 흐름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24시 헬스클럽'의 부진은 단순히 콘텐츠의 문제만은 아닐 수 있다. 방송 시간을 둘러싼 시청자 소비 패턴의 변화, 지상파의 전반적인 영향력 저하, OTT 플랫폼 중심의 시청 환경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드라마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배우 이지혜(왼쪽부터)와 홍윤화, 박성연, 이준영, 정은지, 이미도, 이승우가 지난 4월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열린 KBS 2TV 새 수목드라마 '24시 헬스클럽'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4시 헬스클럽'은 근성이 넘치는 헬치광이 관장 도현중이 근심이 과다한 헬린이 회원들의 인생을 파격 교정하며 펼쳐지는 두근두근 근(筋)성장 코맨스(코믹 로맨스)다 / 뉴스1
배우 이지혜(왼쪽부터)와 홍윤화, 박성연, 이준영, 정은지, 이미도, 이승우가 지난 4월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열린 KBS 2TV 새 수목드라마 '24시 헬스클럽'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4시 헬스클럽'은 근성이 넘치는 헬치광이 관장 도현중이 근심이 과다한 헬린이 회원들의 인생을 파격 교정하며 펼쳐지는 두근두근 근(筋)성장 코맨스(코믹 로맨스)다 / 뉴스1

한편, '24시 헬스클럽'의 뒤를 잇는 KBS 2TV 수목극 후속작은 서현과 옥택연 주연의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다. 오는 6월 11일 첫 방송되며,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웹소설 기반 드라마로 알려졌다. 평범한 여대생이 소설 속 병풍 인물로 빙의돼 최강 집착 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다. 전작의 부진을 딛고 시청률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KBS2 종영 드라마 ‘24시 헬스클럽’ 시청률 추이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04.30) 1.8%

-2회(05.01) 1.8%

-3회(05.07) 1.5%

-4회(05.08) 1.7%

-5회(05.14) 1.1%

-6회(05.15) 1.3%

-7회(05.21) 1.1%

-8회(05.22) 1.2%

-9회(05.28) 1.0%

-10회(05.29) 1.1%

-11회(06.04) 0.7%

-12회(06.05) 1.0%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