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가보니 폐허더라... 컴퓨터도 펜도 종이도 없더라"
2025-06-0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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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대변인 "지금도 물을 어디서 먹어야 할지 찾아다니는 상황"

이재명 대통령 임기 사흘째인 6일에도 용산 대통령실이 여전히 ‘폐허’에 가까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과의 통화에서 용산 대통령실의 열악한 업무 환경을 상세히 전했다.
강 대변인은 “말 그대로 소개 상태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라면서 “좀 폐허 같다”고 했다. 그는 “컴퓨터 본체가 없는 수준이 아니라 컴퓨터 자체가 없어서 종이에 손으로 써야겠다고 했는데 필기구도 없고 종이도 없었다”라며 “지금도 물을 어디에서 먹어야 할지 찾아다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내가 갖고 있는 펜과 종이가 있기 망정이지 그것조차 없었으면 더 큰일이 날 뻔했다”며 “도장 찍으려고 했더니 인주도 없었다”고 했다. 또 “대통령과 첫 티타임 회의를 했는데 차가 없었다. 가져다줄 사람도 없어서 우리가 직접 가져다 먹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인터넷 연결도 안 돼 있고 한글 프로그램도 안 깔려 있다. 어제(5일) 겨우 인터넷을 어떻게든 연결했는데 프린터 연결이 안 돼 출력도 못 한다. 그래서 내 개인 노트북으로 브리핑을 했다”며 “업무가 물리적으로 불능 상태였다. 첫날 브리핑에서 한 말이 과장이 아니라 사실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상주 공무원 부재도 문제였다. 강 대변인은 “경호처 직원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전임 정부에서 일했던) 두 분이 대변인실에 돌아오셨는데 한 분은 경력이 한 달인 분이다. 어렵게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새 정부 출범을 방해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정부는 직원도 남기지 않고, 사무실을 컴퓨터, 프린터, 필기구조차 없는 무덤으로 만들었다”며 “이런 지시를 내린 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