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계곡·수영장…장소에 따라 완전히 다른 수영복 '세탁법'
2025-06-0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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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수영복, 지금 바로 구원할 수 있는 비법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꺼내 입는 수영복. 바다, 계곡, 수영장 어디에서든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려면 수영복은 필수다.
그런데 마음에 쏙 들어서 고른 수영복이 한두 번 입고 망가져 버린다면 얼마나 속상할까. 수영복은 일반 옷보다 더 민감한 소재로 만들어져 있어 세탁과 관리가 무척 중요하다. 특히 바닷물, 계곡물, 수영장 물은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세탁법도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 수영복을 오래 입고 싶다면 사용 장소에 맞는 관리법을 익혀두자. 어렵지 않지만,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수영복은 손세탁이 기본이다. 세탁기에 넣는 순간 늘어짐과 원단 손상이 시작된다. 수영복은 대부분 스판덱스나 나일론 같은 신축성 있는 소재로 만들어진다. 이 소재들은 열과 마찰에 약하고, 비틀거나 쥐어짜면 복원이 어렵다. 그러므로 물놀이를 마친 후에는 먼저 찬물에 담가두고 염분이나 염소 성분을 빼주는 것이 첫 단계다. 이렇게 10~15분 정도 담가 놓으면 수영복이 받은 자극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바다에서 수영한 경우에는 염분 제거가 중요하다. 바닷물에 들어 있는 소금은 수영복 원단에 남아 굳게 만들고 색을 바래게 한다. 게다가 바람에 실려 오는 모래나 먼지도 원단 사이에 끼어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 바다에서 놀고 나면 찬물로 여러 번 헹궈 소금기를 빼주고, 손으로 조심스럽게 흔들어 모래를 털어낸다. 이때 절대 수영복을 비비거나 비틀어 짜지 말아야 한다. 흐르는 물에서 헹궈준 뒤, 중성세제를 소량 풀어 손으로 살살 문질러 세탁하면 된다.
계곡에서는 물이 깨끗하다고 방심하기 쉽지만, 계곡물 특유의 차가움과 미네랄 성분이 수영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계곡물에 들어갔다면 오히려 따뜻한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헹궈주는 것이 좋다. 찬물이 원단을 더욱 수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큰 오염이 없다면 헹굼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진흙이나 낙엽이 묻었다면 마찬가지로 중성세제를 사용해 살살 손세탁한다. 계곡에서 젖은 수영복을 장시간 입고 있는 것도 변형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물놀이가 끝난 후 바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수영장은 염소가 문제다.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소독제로 쓰이는 염소는 수영복의 색을 바래게 하고, 소재를 약하게 만든다. 특히 자주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수영복이 금방 늘어나거나 푸석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영장에서 나온 후에는 되도록 바로 샤워실에서 수영복을 벗고,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궈 염소 성분을 제거한다. 이후 집에 돌아가서 중성세제로 가볍게 손세탁하면 된다. 단, 뜨거운 물은 절대 금물. 염소와 높은 온도가 만나면 원단이 손상되기 쉽다.
세탁 후 건조 과정도 중요하다. 수영복은 절대 세탁기 탈수기에 넣지 말고, 수건으로 물기를 톡톡 두드려가며 제거한 뒤 그늘에 말린다. 햇볕 아래 말리면 빠르게 마르기는 하지만, 자외선이 원단을 상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진한 색상 수영복은 햇볕에 색이 바래기 쉬우니 반드시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수영복을 옷걸이에 걸어 말릴 때는 어깨끈이 늘어지지 않도록 모양을 잘 잡아주는 것도 한 가지 요령이다.

주의할 점은 섬유유연제나 표백제를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제품들은 수영복 소재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향기나 하얀색 유지보다는 기능 보존이 더 중요하다. 세탁을 자주 할 경우에도 매번 세제를 쓰기보다는 한두 번은 물로만 헹궈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영복 보관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다 마른 수영복은 완전히 펼쳐진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공간이 부족하다면 돌돌 말아 보관하되 습기나 열이 없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 밀폐된 비닐팩에 넣어두면 곰팡이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피하고, 통풍이 되는 망사 파우치나 옷장 속 바구니에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싼 수영복일수록 관리가 더 신경 쓰이겠지만, 사실 기본적인 몇 가지만 지켜도 오래 입을 수 있다. 세탁기를 멀리하고, 염분과 염소를 바로 제거하고, 햇볕이 아닌 그늘에서 말리기. 이 세 가지만 기억해도 수영복은 충분히 튼튼하게 버텨준다.
또한 수영복은 매일 입는 옷이 아니라서 자주 세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물놀이 후 젖은 수영복을 그냥 방치하거나, 냄새가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세탁하면 오히려 수명이 짧아진다. 가능하면 그날 바로 손세탁해서 말려주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위생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