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0마리가 바닥에…경기도 포천서 떼로 발견된 '한국 토종 생물'
2025-06-07 16:13
add remove print link
화려한 외모 때문에 외래종으로 오해받는 생물
경기도 포천의 한 수목원에서 한국 토종 곤충인 사슴풍뎅이가 대거 발견돼 화제다. 화려한 외모 때문에 외래종으로 오해받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에서 오랜 기간 서식해온 귀한 토종 생물이다.

인기 생물 유튜버 '생물도감'은 지난 3일 "외래종인줄 알고 제보들어오는 유니크한 이생물! 이건 꼭 실제로 만나보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경기도 포천 소재 수목원에서 사슴풍뎅이를 관찰한 현장을 공개했다.
바닥에 50여 마리가 쫙...사슴 뿔 연상시키는 독특하고 화려한 비주얼
촬영팀이 도착한 수목원 바닥에는 충격적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로드킬로 희생된 사슴풍뎅이들이 50마리 이상 널브러져 있었다. 대부분 밟혀 죽은 상태였지만, 다행히 살아있는 개체들도 다수 발견됐다. 사슴풍뎅이는 먹이 경쟁과 싸움, 기온 하강으로 인한 활동성 저하로 바닥에 추락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우곤충연구소 소장과 곤충 전문 유튜버 해물왕자가 함께한 이날 관찰에서는 즉석 구조 작업이 이뤄졌다.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살아있는 사슴풍뎅이들을 하나씩 집어 올려 나무 위로 옮겨주는 작업을 진행했다. 채집이 금지된 수목원이라는 점을 고려해 관찰만 실시했다.
현장에서 관찰된 수컷 사슴풍뎅이는 사슴 뿔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형을 자랑했다. 흰색, 붉은색, 검은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색감은 마치 외국에서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풍겼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외래종으로 착각하곤 한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나이키 로고처럼 굽은 뿔을 가진 초대형 개체였다. 이 개체는 힘도 세고 발톱도 날카로워 다루는 데 주의가 필요했다. 관찰 후에는 자연으로 방사했다.
수액이 나오는 나무에서는 짝짓기 중인 대형 사슴풍뎅이 수컷도 발견됐다. 뿔의 흰색 부분이 특히 선명했으며, 자연스러운 번식 행동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5월은 사슴풍뎅이 관찰의 최적기로 불리는 시기다. 특히 5~6월 중 7~10일 정도가 활동이 가장 왕성한 '골든 타임'으로 여겨진다.
기온이 낮은 오전 시간대에는 나뭇가지에 붙어있다가 추락한 개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온이 오르면서 활동성이 증가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날 현장에서도 다양한 나비와 다른 곤충들이 함께 관찰됐다.
토종 곤충이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슴풍뎅이'
사슴풍뎅이(학명: Dicronocephalus adamsi)는 딱정벌레목 꽃무지과에 속하는 한국의 토종 곤충이다. 이름 때문에 풍뎅이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풍뎅이과의 꽃무지아과(Cetoniinae)로 분류된다.
한국이 최초 기록지인 것으로 전해지며, 한국·중국 동부·베트남·티베트 등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이 한 종만이 서식하고 있어 더욱 소중한 존재다.
수컷의 몸길이는 21~35mm, 암컷은 30mm를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암컷은 주로 검은색으로 수컷에 비해 수수한 편이다. 주로 백두대간 주변의 활엽수림에서 서식하며, 참나무 등 활엽수가 많은 곳에서 잘 발견된다.
짧은 생애로 채집·관찰 쉽지 않아...서식지 줄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사슴풍뎅이의 성충 수명은 3~5개월로 비교적 짧다. 여름에 출현해 가을이 시작될 무렵 자연사한다. 암컷 한 마리가 평균 27.7개의 알을 낳으며, 유충은 부식토를 먹고 자란다.
유충은 땅속에서 코쿤(번데기방)을 만들어 그 안에서 번데기와 성충 과정을 거친다. 겨울에는 이 코쿤 안에서 월동을 한다. 낮에 활발히 활동하며 비행 능력이 뛰어나 관찰이 쉽지 않은 편이다.
최근 개발로 인해 사슴풍뎅이의 서식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산 초입부의 활엽수림이 훼손되면서 이들의 보금자리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채집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현재는 인공 사육 기술이 널리 보급되어 농가 등에서 대량으로 사육되고 있다. 사육 난이도는 특별히 높지 않지만, 번데기 과정에서 겨울철 저온에 취약할 수 있어 자연환경과 유사한 조건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네티즌들 "국가상징 곤충으로 지정하자"
이번 영상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한 네티즌은 "사슴풍뎅이...나름 국뽕벌레입니다! 모식산지도 한국이고 관찰 기록도 한국이 제일 많고 색도 흑백이고 붉은악마 닮아서 용맹한데 나오는 시기가 짧고 인지도가 낮아서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슴풍뎅이를 국가상징 곤충으로 강력히 밀겠습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다른 네티즌은 "수목원에 사풍(사슴풍뎅이) 진짜 많죠! 지들끼리 싸우다가 로드킬당하는게 넘 안타깝습니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진짜 사슴풍뎅이들 너무 멋지고 예쁘네요", "초여름의 전령사가 돌아왔군요"라는 찬사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