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궁' 종영하자 갑자기 시청률 팍 올랐다…최고 8.1%까지 찍은 한국 드라마

2025-06-0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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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의 숨막히는 이중생활 드라마

SBS 금토드라마 '귀궁'이 최근 종영하자 급격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탄력을 제대로 받고 있다는 드라마가 있다.

'미지의 서울' 속 한 장면. / tvN '미지의 서울'
'미지의 서울' 속 한 장면. / tvN '미지의 서울'

바로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8일 방송된 '미지의 서울' 6회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7.1%(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최고 8.1%, 전국 기준 평균 6.4%, 최고 7.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특히 2049 타깃 시청률에서도 전국 기준으로 지상파 포함 전 채널 1위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확실히 탄력을 받았다.

'귀궁' 종영 이후 동시간대 시청자 유입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강력한 고정 시청층을 확보했던 '귀궁'의 종영이 시청자의 선택 폭을 넓히면서, 자연스럽게 '미지의 서울'로 일부 수요가 이동한 셈이다. 실제로 '귀궁'이 방송되던 기간에는 ‘미지의 서울’이 일정한 상승세를 그리며도 정체되는 양상이 있었으나, '귀궁' 종영 직후 시청률이 즉각 반응을 보이면서 경쟁작 부재의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하지만 단순한 외적 요인만으로 '미지의 서울'의 흥행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 드라마는 여러 내적 강점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인기 요인을 구축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배우 박보영의 연기가 있다. 박보영은 쌍둥이 자매 유미지와 유미래를 비롯해 이들이 서로의 삶을 대신하는 복잡한 구도를 소화하며, 실질적으로 1인 4역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고 있다. 감정선의 미묘한 변화와 현실감을 동시에 잡아낸 박보영의 연기는 시청자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주요 동력이다.

'미지의 서울' 주연 박보영과 박진영. / 유튜브 'tvN DRAMA'
'미지의 서울' 주연 박보영과 박진영. / 유튜브 'tvN DRAMA'

극본과 연출의 조화도 강점이다. '오월의 청춘'을 집필한 이강 작가의 세밀한 대본과,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연출했던 박신우 감독의 감각적인 미장센이 맞물려, 드라마의 감성적 깊이를 끌어올리고 있다. 과장되지 않은 서사, 현실적인 인물 묘사, 서서히 번져가는 정서적 울림은 빠르게 전개되는 여타 드라마와는 구별되는 분위기를 만든다.

드라마는 세대 간의 공감대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점에서도 강세를 보인다. MZ세대의 정체성 고민부터 중장년층의 자녀 걱정까지 다양한 삶의 단면을 포용하면서 폭넓은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다. 동시에 '진짜 나로 살아가는 법'에 대한 탐색, 상처와 치유, 관계의 복원 같은 테마를 통해 일상 속 위로를 전한다.

배경 설정도 흥미롭다. 서울 도심과 가상의 농촌 마을 '두손리'를 오가는 이중 공간 구조는 인물의 감정 변화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도시의 긴장과 농촌의 여유, 그 사이에서 변화해가는 인물들의 내면은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감정 이입을 유도한다. 공간이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정서적 상징이자 극의 전개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

배우들의 조화도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박보영과 박진영의 로맨스는 풋풋함과 애틋함을 동시에 담아내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류경수를 비롯한 조연진의 안정된 연기력은 극 전체의 무게감을 잡아주고 있다. 특히 장영남, 유유진, 남지우 등 베테랑 조연들은 각각의 인물에 생동감을 부여하며 극의 전개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미지의 서울' 주연 박보영. / tvN 제공
'미지의 서울' 주연 박보영. / tvN 제공

이번 6회 방송에서 이호수(박진영)가 쌍둥이 동생 유미래의 정체를 눈치채는 장면은 향후 전개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유미지가 이호수 앞에서 유미래인 척하는 장면부터, 송경구(문동혁)의 개입, 박지윤(유유진)과의 삼각관계 등 감정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운데, 이호수는 유미지를 배려하며 "너 마음 편할 때 해"라는 말을 남긴다. 이는 유미지의 내면을 흔드는 결정적 대사로, 시청자들에게도 강한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 장면에서 유미래가 한세진(류경수)의 농장에 도착하고, 비바람 속 함께 남겨진 둘 사이에 "난 좋던데, 우리 둘 소문"이라는 뜻밖의 대사가 더해지며 향후 서사의 흐름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쌍둥이 자매, 첫사랑, 비밀, 이중생활, 농촌과 도시의 교차 등 다층적 장치들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미지의 서울'은 1회 3.6%로 시작해 2회에서 5%대를 돌파하고, 4회에서는 7%를 넘기는 등 빠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에도 이름을 올리며, 국내외 OTT 화제성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시청률 상승과 화제성 확대는 단순한 외적 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박보영이라는 배우의 집중력 있는 연기, 연출과 극본의 감성적 균형, 치유와 성장이라는 주제의식, 세대를 잇는 이야기 구조가 맞물리며 '미지의 서울'은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했다. 이 드라마가 앞으로 어떤 정점에 도달할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유튜브, tvN D ENT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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