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MC 이경규, 약물 운전 혐의 직접 해명…경찰이 밝힌 단호한 입장

2025-06-09 14:39

add remove print link

이경규 "복용 중인 공황장애 치료약과 감기약 때문"

국민 MC 이경규가 약물 운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경위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에 대해 경찰은 처방약이라도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규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수 예능에 출연하며 국민 MC로 활약한 이경규 / 뉴스1
다수 예능에 출연하며 국민 MC로 활약한 이경규 / 뉴스1

서울 강남경찰서는 9일 이경규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내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사건은 지난 8일 오후 2시 5분쯤 서울 강남구 소재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시작됐다. 주차 관리 직원의 착오로 이경규가 자신의 차량과 동일한 차종인 타인의 차량을 잘못 가져가 자신의 회사로 향했고, 이를 발견한 실제 차주가 차량 절도 의심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동한 경찰은 골프연습장으로 돌아온 이경규에게 음주 및 약물 검사를 실시했다. 음주 측정 결과는 음성이었으나 간이 시약을 이용한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경규를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경규는 이날 YTN star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찰 조사에서 약물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은 복용 중인 공황장애 치료약과 감기약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공황장애 약 성분 중에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는 것도 있다더라"라면서 "술을 마신 것도, 다른 불법 약물을 복용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차량 혼동 사건에 대해서는 "주차요원의 실수로 인해 차량이 바뀐 것"이라며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상황이 부풀려져 오해를 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경규의 소속사 에이디지컴퍼니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경규가) 공황장애 약을 10년 넘게 먹고 있어 약물 검사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이 하나 검출된 것"이라며 "약봉지까지 제출했으나 약물이 검출되긴 했으니 경찰에서 조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속사는 또 "감기약을 처방 받고 이동하던 중 차에 가방이 없어 두고 온 줄 알고 다시 병원에 갔고, 알고 보니 동일한 차를 잘못 가져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해프닝이구나' 하고 오해가 풀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방송인 이경규 / 뉴스1
방송인 이경규 / 뉴스1

이경규 측 해명과 관련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9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입건 전 조사 단계"라고 밝히며 "방범카메라 영상과 관련자 진술을 바탕으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다는 이경규의 주장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일지라도 그 영향으로 운전을 못 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운전하면 안 된다는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관련 규정'이 있다"며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여부는 '정상적인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인지'가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경규의 공황장애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2년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통해 공황장애 병력을 최초로 공개했고, 이듬해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도 "난 50년 간 입맛이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다. 현재 공황장애 약을 2년 정도 먹고 있다. 하루라도 안 먹으면 공황장애가 온다. 하지만 공황장애가 와도 밥을 먹는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2021년에는 카카오TV 오리지널 '찐경규'를 통해 류승수, 솔비, 유재환 등 공황장애를 경험한 동료들과 함께하는 '공황장애캠프'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경규는 호주 여행 중 낯선 곳에서 공황장애를 처음 겪었다며 "온갖 스트레스가 한 번에 터진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해에도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에서 "일본 전국 도시락 가져다가 맛보는 걸 하다가 갑자기 공황장애가 와서 드러누워버렸다"라는 일화를 공개하며 자신의 병력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왔다.

경찰은 현재 CCTV 영상 분석과 관련자 진술 청취를 통해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이경규가 복용했다고 주장하는 처방약의 성분과 운전 능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