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 나물'... 이 들풀, 발견하면 무조건 캐세요

2025-06-2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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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으로도 먹을 수 있는데... 한의학계가 인정하는 항암 효과

한국 전역에서 흔히 자라는 나물 중 짚신나물이라는 식물이 있다. 선학초로도 불리는 짚신나물은 고도가 낮은 지역의 햇빛이 잘 드는 풀밭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들판이나 산과 들의 풀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나 숲 가장자리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생으로 먹을 수도 있고, 무쳐서 먹을 수도 있다. 국으로 끓여 먹어도 좋고 나물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나물이다. 짚신나물은 학계도 주목하는 식물이기도 하다. 항암 효과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짚신나물 / '텃밭친구' 유튜브
짚신나물 / '텃밭친구' 유튜브

짚신나물의 항암 효과는 꾸준히 조선 시대 때부터 주목받았다. 전통적으로 다양한 질병 치료에 사용돼 왔다. 특히 최근 연구들은 짚신나물이 간암, 폐암,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등 다양한 암에 대한 억제 효과를 보이는 천연 항암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짚신나물은 장미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높이 30~100cm로 자라며 전체에 털이 나 있다. 잎은 5~7개의 작은 잎으로 이뤄진 깃꼴겹잎이며, 6~8월에 노란색 꽃이 원줄기와 가지 끝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열매는 수과로, 성숙하면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어 다른 물체에 잘 붙는다. 한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동부, 몽골, 유럽, 일본 오키나와, 중국 동북부 등지에서도 분포한다. 전통적으로 어린 잎은 식용으로, 뿌리와 줄기는 약용으로 사용돼 왔다.

짚신나물 / 국립생물자원관
짚신나물 / 국립생물자원관

짚신나물의 항암 효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2009년 대한예방한의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짚신나물 추출물(APL)을 암컷 마우스에 경구 투여해 항암 효과와 약물 대사 효소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는 종양 세포주를 마우스에 주사해 종양을 유발한 뒤 APL을 100mg/kg과 150mg/kg 농도로 투여한 결과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APL 100mg/kg 투여군(APL100)과 150mg/kg 투여군(APL150)은 대조군에 비해 종양 성장이 억제됐다. 대조군은 6일째 9.1배, 12일째 23배로 종양 부피가 증가했지만, APL100과 APL150 투여군은 각각 6일째 약 7배, 12일째 약 16배로 증가율이 낮았다. 종양 무게도 APL100 투여군에서 1.83g, APL150 투여군에서 3.20g으로 대조군(3.51g)보다 낮게 나타났다.

연구는 짚신나물이 종양 세포의 세포사멸(apoptosis)을 유도한다는 점을 밝혔다. 또한 짚신나물 추출물을 투여하면 비에이엑스(Bax) 단백질 발현이 대조군에 비해 증가해 세포사멸 촉진 인자가 활성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짚신나물이 종양 성장 억제에 세포사멸 기작을 통해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2008년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짚신나물의 메탄올 추출물을 다양한 용매로 분획해 항산화 및 항암 활성을 조사했다. 연구에 따르면 짚신나물 추출물은 대장암과 위암, 자궁경부암 세포에 대해 강한 성장 억제 효과를 보였다.

짚신나물 / 국립생물자원관
짚신나물 / 국립생물자원관

강세찬 경희대학교 한방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짚신나물에서 추출한 APR64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를 억제 효과를 확인으며, 그 과정에서 짚신나물의 항암 잠재력도 주목받았다. 이 연구는 짚신나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식품 원료로 인정받은 안전한 물질임을 강조하며,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APR64는 기존 C형간염 치료제 원료로 표준화된 물질이다. 코로나19 억제제로 거론된 렘데시비르 및 클로로퀸과 비교해 우수한 억제 효과를 보였다.

짚신나물은 전통 한의학에서도 항암 보조제로 사용돼 왔다. ‘한국항암본초’에 따르면 식도암 치료에는 짚신나물 30g을 포함한 약재 처방을 하루 3회 복용하고, 소화기암으로 인한 토혈 환자는 짚신나물 30~60g을 물에 달여 하루 2회 복용한다. 폐암 치료에는 짚신나물 30g을 다른 약재와 함께 달여 하루 3회 복용하는 처방이 기록돼 있다. 이러한 처방은 짚신나물이 간암, 대장암, 자궁암, 췌장암, 폐암 등 다양한 암에 대해 보조적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짚신나물 / '텃밭친구' 유튜브
짚신나물 / '텃밭친구' 유튜브

짚신나물의 항암 효과는 그 성분과 관련이 깊다. 연구들에 따르면 짚신나물에는 플라보노이드, 스테로이드, 테르페노이드, 알칼로이드, 퀴논, 탄닌 등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이 포함돼 있다. 특히 폴리페놀류인 플라보노이드와 카테킨은 항산화 및 항암 활성을 나타낸다. 이는 짚신나물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암세포 성장을 저해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짚신나물은 잔틴 산화효소(요산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핵심 효소) 저해 활성을 보여 통풍 및 신장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짚신나물은 민간요법에서도 오랫동안 항암제로 활용됐다. 예로부터 간암, 폐암, 식도암, 자궁출혈, 통증 완화 등에 사용됐다. 최근 연구로 그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셈이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과다 복용 시 구역질, 구토, 현기증, 안면홍조, 심계항진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적정량 사용이 중요하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연구에서도 짚신나물 추출물이 위염 개선, 항염증, 진통 효과를 보였지만 고농도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짚신나물 / '텃밭친구'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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