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아니라고?…돼지 코 달린 충격적인 외모의 희귀 동물 '정체'

2025-06-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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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천막에서 숨어 사는 작은 흰 박쥐의 생존 전략

흰 털과 노란 돼지 코를 가진 신기한 생김새의 동물이 있다. 마치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이 동물은 '온두라스 흰박쥐(Honduran white bat)'다.

'온두라스 흰박쥐'의 모습. / 유튜브 'KBS동물티비 : 애니멀포유 animal4u'
'온두라스 흰박쥐'의 모습. / 유튜브 'KBS동물티비 : 애니멀포유 animal4u'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박쥐목에 속하는 온두라스 흰박쥐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박쥐에 모습과는 다르다. 까만 털에 눈에 잘 띄지 않는 보통의 박쥐와 다르게 온두라스 흰박쥐는 눈에 띄는 새하얀 털을 가졌다. 털은 부드러운 편이고 엉덩이와 배 아랫부분은 연회색이며 귀와 코는 선명한 노란색이다. 입체적인 코는 '돼지 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온두라스 흰박쥐의 이러한 외형은 전 세계 1400종의 박쥐 중에서 독특한 사례로 꼽힌다.

박쥐 보호와 연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비영리 국제 자연보전단체인 'Bat Conservation International(BCI)'에서 2016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두라스 흰박쥐의 노란 귀와 코는 루테인이라는 카로티노이드 색소를 피부에 고농도로 축적하기 때문이다.

또 루테인을 포함한 카로티노이드는 강력한 항산화제로 자외선(UV)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루테인은 자외선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온두라스 흰박쥐가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들은 몸길이 3.7~4.7cm이며 무게는 4~7g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손가락에 올려도 될 만큼 작은 크기다. 순수한 채식주의자의 면모를 가지며 과일, 씨앗, 꽃을 먹으며 살아간다고 한다.

잎에 매달린 '온두라스 흰박쥐'들의 모습. / 유튜브 'KBS동물티비 : 애니멀포유 animal4u'
잎에 매달린 '온두라스 흰박쥐'들의 모습. / 유튜브 'KBS동물티비 : 애니멀포유 animal4u'

◈ 나뭇잎으로 집을 짓는다고?

이들은 일반적인 박쥐들과 외형은 좀 다르지만 다른 박쥐들과 마찬가지로 야행성의 특징을 지니며 낮 동안에는 큰 나뭇잎을 천막 삼아 잎사귀 밑에 매달려 휴식을 취한다. 수컷과 암컷 모두 나뭇잎을 활용해 천막과 같은 구조물을 만들 수 있으며 잎의 맥을 절묘하게 끊어 잎이 자연스럽게 반쯤 접힌 쉼터를 형성한다. 과학자들은 이 구조를 '텐트 로치(tent roost)'라고 부르기도 한다.

단독으로 매달려 있는 일은 드물며 보통 4~8마리가 하나의 천막에 함께 머문다. 천막은 빗물과 햇빛을 막아주어 나뭇잎이 통과한 햇빛이 흰 박쥐를 초록색으로 보이게 해 포식자의 눈을 피할 수 있게 한다.

◈ 멸종위기종이라고?

2023년 국제자연보전연명(IUCN)은 온두라스 흰박쥐는 '준위협(Near Threatened)’ 종으로 재분류한 바 있다. 온두라스 흰박쥐는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니키라과 등 중미 일부 지역의 저지대 열대우림에서만 서식하는데 이들이 천막처럼 사용하는 헬리코니아 식물과 숲 자체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KBS동물티비 : 애니멀포유 animal4u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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