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0년간 출입 금지구역이었는데…현재 '무료' 입장 가능한 레전드 '산책로'

2025-06-1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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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속 용의 비밀을 간직한 동해의 비경

약 60년간 일반인들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됐던 강원 삼척의 해안 구간이 몇 해전 전면 개방되면서, '전설 속 풍경'을 그대로 품은 레전드 산책로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 있다.

국내 최고 해안 산책로로 유명한 삼척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 삼척문화관광 홈페이지
국내 최고 해안 산책로로 유명한 삼척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 삼척문화관광 홈페이지
삼척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 삼척문화관광 홈페이지
삼척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 삼척문화관광 홈페이지

바로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에 대한 이야기다. 한때 군사적 통제로 인해 민간인이 발을 들일 수 없었던 이 구역은 수십 년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잘 보존돼 있으며, 현재는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해안 탐방로로 탈바꿈됐다.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은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리에 위치한 660m 길이의 해안 산책로다. 구간 전체는 512m의 데크길과 56m의 출렁다리로 구성돼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절벽 아래로 탁 트인 동해 바다가 펼쳐지고, 촛대처럼 뾰족하게 솟은 기암괴석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이름 그대로 '촛대바위'는 이 구간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바다에서 올라오는 짙푸른 해무,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 그 위로 바짝 솟은 바위 군락은 해금강을 떠오르게 한다.

'초곡 용굴'이라는 이름에는 오래된 전설도 함께 얽혀 있다. 옛날 가난한 어부가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한다. 죽은 구렁이가 바다에 떠 있고,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 그것을 데려다 정성껏 제사를 지내면 복이 온다고 알려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튿날 바다에 나간 어부는 꿈에서 본 그대로 죽은 구렁이를 발견했고, 초곡으로 끌고 와 제를 지냈다. 그러자 구렁이는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했고, 이후 어부는 고기를 풍족하게 잡으며 부를 이뤘다고 한다. 이 전설은 지금까지도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전해지고 있으며, 구렁이가 용으로 승천했다는 그 굴이 바로 오늘날의 '초곡 용굴'이다.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 삼척문화관광 홈페이지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 삼척문화관광 홈페이지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위치. / 구글 지도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안내도. / 삼척문화관광 홈페이지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안내도. / 삼척문화관광 홈페이지

초곡 용굴은 단순한 동굴 이상의 풍경을 제공한다. 작은 고깃배가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깊고 아늑한 굴의 형상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굴 주변 해안선에는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크고 작은 바위들이 다양하게 흩어져 있다. 이 바위들은 해가 뜨거나 지는 시각에 따라 색과 음영이 달라져,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다. 날이 맑은 날에는 멀리 동해의 수평선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 산책로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수십 년간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민간인 출입이 제한됐던 탓에, 개발과 훼손 없이 본래의 자연 지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내내 인위적인 흔적이 거의 없으며, 곳곳에서 청정 해안의 원형을 마주할 수 있다. 자연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이유다.

입장료는 현재 무료다. 다만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며, 반려동물은 케이지 없이 동반 입장이 제한된다. 자세한 사항은 삼척 해양관광센터 등을 통해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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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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