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부터 터졌다…1%대 굴욕 벗고 ‘시청률 3.3%’ 찍은 한국 드라마
2025-06-1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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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0~1%대 부진 끊고 첫방 시청률 3.3% 반응 터진 한국 드라마
문화재 훼손 논란 속 우려 안고 첫방송 된 KBS2 새 수목드라마
시청률 1%대 굴욕을 이어오던 KBS 수목드라마 라인업에 드디어 반전이 터졌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3.3%를 기록하며 KBS 수목극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였다.
몇 달간 ‘킥킥킥킥’ ‘24시 헬스클럽’ 등 전작들이 0~1%대 저조한 수치로 체면을 구겼던 시간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3.3%는 단순 숫자 이상이다. 그만큼 업계 안팎의 관심과 시청자 반응도 예상을 뛰어넘는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삐걱였다. 첫 방송을 하기도 전, 제작진은 공식 사과문부터 발표해야 했다. 지난해 12월, 촬영 장소였던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서 스태프가 문화재 기둥에 촬영 장비 고정을 위해 못을 박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 사건은 경찰 조사로까지 확대됐다. 스태프 3명이 문화유산보존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되는 등 전례 없이 민감한 상황에서 출발한 드라마였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연출자 이웅희 감독이 “저희가 무조건 잘못한 게 맞다”며 고개를 숙이고, 배우 옥택연과 서현까지 “죄송하다”고 사과할 정도로 분위기는 무거웠다. 시청률 1%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드라마는 오히려 강하게 튀어올랐다. 기대는 낮았지만, 몰입은 강렬했다.

전날 방송된 1화는 현실 여대생 K가 최애 소설의 휴재 소식에 격분해 “내가 왼발가락으로 써도 이보다 낫겠다”는 댓글을 남긴 뒤, 갑작스레 소설 속 단역 ‘차선책’(서현)의 몸에 들어가는 설정으로 시작됐다. 설정만 보면 가볍고 유쾌한 코미디 같지만 전개는 놀라울 정도로 밀도 있고 속도감 있었다.
차선책은 당황할 틈도 없이 귀한 대접을 받고, 명장면이라 믿었던 남주와 여주의 운명적 첫 만남을 직접 목격하기 위해 사교 모임 ‘다홍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악역 도화선이 여주 조은애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퍼붓자, 차선책은 “차보다 술이 마시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제안을 꺼내 도화선의 주의를 돌렸다. 이어 만들어낸 폭탄주 퍼포먼스는 그를 단숨에 모든 이들의 중심으로 세우고, 그렇게 파티의 밤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다음 날, 눈을 뜬 차선책은 자신의 옆에 누운 남주 ‘이번’(옥택연)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졌다.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상황에서, 남주는 “네가 날 괴롭혔잖아”라는 한마디로 혼란을 더했다. 대사 한 줄이 만든 강력한 후크, 회상 없는 구조, 다음 회차를 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장면 전환. 이 모든 요소가 이 드라마를 단숨에 ‘보고 나면 말하게 되는 드라마’로 만들어버렸다.
배우들의 호흡도 몰입도를 높였다. 서현은 원작을 좋아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히며 “대본이 너무 몰입돼서 안 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택연 오빠가 남주라는 얘기에 무조건 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옥택연은 “서현이 한다는 얘기를 듣고 대본을 보기도 전에 하겠다고 했다. 함께 활동했던 친구고 신뢰가 컸다”고 밝혔다. 단지 유명 아이돌 출신의 만남이 아닌, 상호 호흡과 캐릭터 해석에서 실제로도 안정감 있는 합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빠르게 확산됐다. “몰입감 대박”, “서현-옥택연 진짜 찰떡”, “영상미 기대 이상”, “이 드라마 생각보다 훨씬 재밌다”, “첫방 보고 바로 본방사수 예약했다”는 평들이 이어졌다. 시청률 3.3%라는 수치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방증하는 반응들이다. 물론 일부에선 “설정이 유치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케미와 감정선이 살아난다”며 후반 기대감을 드러낸 의견이 더 많았다.

결국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오명을 딛고 재미로 정면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KBS 수목극이라는 이름 아래 수없이 실패해왔던 전작들과 다르게,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제 힘으로 주목을 끌어냈다.
과거 논란을 덮을 수 있을 만큼의 재미가 있는가, 그 물음에 대한 시청자들의 대답은 첫 회로 충분했다. 3.3%라는 수치는, 스캔들과 논란을 넘어서 순수한 콘텐츠의 힘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더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과연 이 드라마가 이 반응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반짝 이슈에 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2회는 오늘(12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 KBS2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편성 KBS2 2025.06.11. ~ 12부작 (수, 목) 오후 09:50
원작 원작소설
시청률 1회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