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대혼란' 경의중앙선 덮친 사다리차…운전자 '면허정지' 수준 음주

2025-06-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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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서 사다리차 사고...경의중앙선 일부 구간 열차 운행 중단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서 발생한 이삿짐 사다리차 전도 사고로 경의중앙선 운행이 6시간 넘게 마비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사고를 낸 사다리차 운전자는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의중앙선 가좌역∼신촌역 구간 선로 위로 사다리차가 넘어져 있는 모습, 단전으로 멈춘 열차에서 내리는 시민들 / 연합뉴스, 뉴스1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의중앙선 가좌역∼신촌역 구간 선로 위로 사다리차가 넘어져 있는 모습, 단전으로 멈춘 열차에서 내리는 시민들 / 연합뉴스, 뉴스1

서울서대문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9분쯤 서대문구 연희동 소재 아파트에서 이삿짐업체 소속 사다리차가 경의중앙선 선로 방향으로 전도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40미터가량 뻗어 있던 사다리가 차량과 함께 넘어지면서 철도 전기공급선과 접촉했고, 경의중앙선 서울역에서 행신역까지 양방향 전 구간의 전력 공급 중단으로 이어졌다.

사고 여파로 경의중앙선과 KTX를 포함한 모든 열차 서비스가 즉시 중단됐다. 복구 작업은 오후 1시 30분에서야 마무리되어 약 6시간 동안 철도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이 사다리차를 몰던 김모(41) 씨를 대상으로 실시한 음주 검사에서 면허정지 수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6%가 검출됐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12일) 오후 8시쯤 소주 1병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취재진에게 "술을 마시고 10시간 넘게 자고 나왔기 때문에 사고와 연관성은 없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경의중앙선 사다리차 전도사고' 선로로 대피하는 승객들 / 뉴스1
'경의중앙선 사다리차 전도사고' 선로로 대피하는 승객들 / 뉴스1

이날 사고 현장에는 소방관과 경찰관 등 총 183명의 인력과 각종 장비 22대가 투입됐다. 소방대는 건너편 주택가로 넘어간 사다리 부분을 오전 11시 54분에 절단 완료했고, 아파트 쪽에 남아있던 사다리는 오후 12시 44분쯤 모든 제거 작업을 끝냈다.

사다리차 전도로 인해 선로 인근 주택 3채의 담장과 지붕이 손상됐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서대문구청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출근길 혼란은 극에 달했다. 각종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게시판에는 열차에서 대피한 승객들이 터널 안 선로를 따라 걸어가는 사진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한 승객은 "타고 있던 경의중앙선이 멈춰, 신촌역 근처 터널에서 손으로 열차 문을 열고 다음 역까지 철로를 따라 걸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KTX를 이용하려던 여행객과 출장객들도 무기한 운행 지연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복구 및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KTX·일반열차 및 전동열차의 운행을 일부 조정했다"며 "열차 이용 고객은 코레일톡, 역·열차 내 안내 방송과 철도고객센터(1588-7788)에서 운행 상황을 사전에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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