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무섭게 올랐다... 한 달 상승률, 주요 20개국 중 1위
2025-06-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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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개미들은 하락에 베팅한 이유
최근 한 달간 한국 증시가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글로벌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지수는 11.02% 상승했다. 2607.33에서 2894.62로 약 400포인트 올랐다. 이는 G20 주요 지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인도네시아(4.88%), 캐나다(4.24%), 호주(3.59%), 미국 S&P500(3.44%)이 뒤를 이었지만, 한국의 상승세가 단연 돋보였다. 코스피는 대선을 전후해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약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돌파했다. 이 기간 상승률은 8.24%에 이란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 공약과 경제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해 8월부터 9개월간 이어진 순매도를 멈추고 지난달부터 매수로 전환했다. 대선 이후 상승 기간 동안 약 4조354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시장의 안정성과 유동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 전망을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한 증권사는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를 기존 2400~2900에서 2600~3150으로 올렸다. 또 다른 증권사는 목표치 3000을 넘어 3100선까지 도달 가능하다고 전망하며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는 새 정부의 정책 추진력과 기업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이 있더라도 큰 폭의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외국인 매수세가 초기 단계에 있으며, 개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시장 유동성이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일부 존재하지만, 대기 자금이 충분해 조정 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또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와 함께 정책 효과가 실물 경제로 이어질 경우,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2900선 반납의 단초를 제공하며 변수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정책 우려와 고점 인식으로 인해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잔고는 7조650억원으로 3월 31일 3조9160억원과 견줘 1.8배 증가했다. 공매도 잔고 증가는 주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는 투자 심리를 보여준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가격이 떨어지면 저가에 매수해 차익을 얻는 기법이다. 잔고가 늘었다는 건 하락 전망이 강해졌음을 시사한다.
개인 투자자들도 하락 베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개인은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2배 역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2461억원어치 사들였다. KODEX인버스ETF(682억원)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ETF(157억원)도 개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시장 고점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직 실적 반등이나 뚜렷한 바닥 탈출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지속적인 상승을 위해선 기업 실적 개선과 글로벌 경제 환경의 안정세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대외 변수가 시장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