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침만 흘렸었는데...마리당 5만 원에서 반값으로 떨어져 난리 난 '생선'
2025-06-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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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말 기준 병어 어획량 6926상자로 2배 이상 폭등
미식가들 사이에서 여름철 별미로 인정받는 고급 어종
초여름 별미로 손꼽히는 고급 생선 병어가 올해는 전례 없는 어획량 증가로 인해 가격이 반 토막 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한 마리에 5만 원을 웃돌았던 병어가 올해는 절반 수준에 판매되면서 소비자는 물론 수산업계와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병어는 6월을 전후로 제철을 맞는 은빛 고급 어종으로, 지방 함량이 낮고 담백한 맛으로 여름철 입맛을 살리는 별미로 꼽힌다. 전남 신안군은 전국 병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로, 매년 6월 병어축제를 통해 제철 병어의 풍미를 전국에 알리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신안젓갈타운 일원에서 '제11회 섬 병어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축제 분위기만큼이나 병어를 둘러싼 이슈가 뜨겁다.
14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올해 병어 최대 화제는 단연 '가격'이다. 해양수산부가 6월 이달의 수산물로 병어를 선정한 가운데, 병어값은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어획량 부족과 중국 수출 증가 여파로 병어값이 폭등하면서 한 마리에 5만 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반해 올해는 병어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하며 가격이 급락했다.
신안군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병어 어획량은 6926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3400여 상자)보다 약 두 배 늘었다. 어획량이 늘면서 상자당 병어 가격은 40~50만 원대에 형성돼 지난해(80~90만 원대)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 판매가 역시 눈에 띄게 낮아졌다.

신안군은 지난해 병어축제를 앞두고 병어 물량 확보에 안간힘을 썼다. 가격이 고공행진하던 상황에서, 시중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병어를 공급하기 위해 어민 및 판매자들과 협의를 진행했고, 결국 축제 기간 중에는 1인당 2마리로 수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병어를 판매했다. 반면 올해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공급량 덕분에 가격 안정과 구매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는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병어는 단순한 수산물이 아니라 미식가들 사이에서 여름철 별미로 인정받는 프리미엄 식재료다. 눈과 입이 작고 마름모꼴의 은빛 몸체를 가진 병어는 산란기를 앞둔 6월에 특히 살이 오르고 영양이 풍부해 최상품으로 분류된다. 주로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다 산란기에는 내해로 들어와 어획된다. 특히 전남 신안군의 칠발도, 임자도, 낙월도 해역은 병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황금 어장으로 손꼽힌다.
이 지역에서는 200여 척의 어선이 연간 10만 상자 이상의 병어를 잡아올리며, 잡힌 병어는 지도읍 송도위판장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된다. 병어는 비린내가 없고, 살이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맛을 지녀 회, 조림, 구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병어 조림은 제철 감자와 함께 끓이면 칼칼하고 깊은 맛을 내며, 병어회는 뼈째 썰어 깻잎에 싸 먹는 방식이 별미로 알려져 있다.
병어는 맛뿐만 아니라 건강식으로도 주목받는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에도 적합하며, 비타민 B1, B2와 타우린, 오메가3 등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과 원기 회복에 도움을 준다. 조선시대 어류 백과사전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병어를 '편어(扁魚)'로 표기하며 "입이 작고 단맛이 나며 뼈가 연해 회, 구이, 국 모두에 좋다"고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어종이다.
이번 병어 가격 하락은 단순한 수산물 가격 변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고급 생선으로 분류되던 병어가 대중적인 가격에 공급되면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졌고, 수산시장 전반의 소비 패턴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예년엔 가격 부담에 병어 소비를 꺼렸던 이들도 올해는 거리낌 없이 구매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제철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와 맞물려 병어를 찾는 발길도 더 활발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