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경질...“대표팀 떠났다” 월드컵 탈락하자 곧바로 감독 쫓아낸 나라

2025-06-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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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에서 3승 7패(승점 9) 기록해 탈락
차기 사령탑 후보로 한국 서정원 감독, 최강희 감독 거론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당한 중국 축구가 결국 대표팀 수장을 내쳤다.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결과에 대해 축구협회는 신속하게 칼을 빼들었고, 브랑코 이반코비치 감독은 계약 해지와 함께 즉시 중국을 떠났다. 1년 4개월 만의 결별이다.

2024년 6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 앞서 중국 축구팬들이 응원을 선보이고 있다 / 뉴스1
2024년 6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 앞서 중국 축구팬들이 응원을 선보이고 있다 / 뉴스1

현지시간 14일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축구협회는 3차 예선 탈락 직후 이반코비치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계약서에는 ‘월드컵 3차 예선 탈락 시 위약금 없이 계약 해지 가능’이라는 조항이 명시돼 있었고, 협회는 이를 근거로 경질을 단행했다. 이후 이반코비치 감독은 같은 날 새벽 중국을 떠나 카타르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2023년 2월 중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1년 4개월 동안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중국은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바레인과 함께 속한 C조에서 3승 7패 승점 9점을 기록하며 조 5위(6개국 중)에 머물렀고,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중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6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4년 6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 뉴스1
브란코 이반코비치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4년 6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 뉴스1

이반코비치 감독의 퇴진은 단순한 결과 책임 그 이상이다. 중국 축구 내에서는 이미 지난해 아시안컵 부진부터 그의 전술 운영 능력, 소통 부재 등 복합적인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월드컵 탈락이라는 결정타에 결국 협회도 더는 감싸 안지 못한 것이다.

'소후닷컴'은 “동아시안컵은 새 감독 혹은 임시 코치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축구는 차기 사령탑 물색에 착수했다. 특히 한국 지도자들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실제 14일 스포츠조선 보도에 따르면 중국 포털 '텐센트'는 “향후 5년간 중국 대표팀을 이끌 지도자는 누구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서정원 감독과 최강희 감독을 유력 후보로 언급했다.

청두 룽청을 이끌고 있는 서정원 감독은 그중 첫손에 꼽힌다. 그는 4년 5개월 동안 청두를 지도하며 팀을 중국 슈퍼리그 중위권에서 단숨에 3위로 끌어올렸다. 2023년에는 27경기 무패라는 기록도 세웠다. 텐센트는 “서 감독의 5-4-1 포메이션 기반 역습 전술은 속도감과 유연성을 모두 갖췄다. 강팀을 상대로도 전술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다는 점, 대표팀 환경에서의 적응력은 미지수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프로축구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제주 유나이티드FC의 경기에서 삼성 서정원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 뉴스1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프로축구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제주 유나이티드FC의 경기에서 삼성 서정원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 뉴스1

두 번째 후보는 ‘강희대제’로 불리는 최강희 감독이다. 그는 산둥 타이산을 이끌며 2023 중국 FA컵 우승을 이끌었고,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까지 갖춘 검증된 지도자다. 텐센트는 “최 감독은 ‘닥공(닥치고 공격)’ 스타일뿐만 아니라 역습도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아는 지도자이며, 외국인 선수 운용 능력도 탁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산둥에서의 유망주 육성 실패, 라커룸 문제 등은 대표팀 지휘에 있어 우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톈진 진먼후의 위건웨이 감독, 메이저우 하카의 밀란 리스티치 감독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축구는 역사적으로 12명의 외국인 감독을 거쳤지만, 모두 유럽 출신이었다. 한국인 지도자가 중국 대표팀을 맡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과거 이장수, 장외룡 감독 등이 슈퍼리그에서 성공하면서 여러 차례 대표팀 후보로 거론됐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 지도자들과 손잡고 국제무대 경쟁력을 키우는 데 성공하면서, 중국도 이 흐름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산둥 최강희 감독이 2023년 10월 25일 인천 중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3차전 인천 유나이티드와 중국 산둥 타이산과의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 뉴스1
산둥 최강희 감독이 2023년 10월 25일 인천 중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3차전 인천 유나이티드와 중국 산둥 타이산과의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 뉴스1

그러나 한국 지도자들이 실제로 중국행을 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중국 대표팀 감독직은 슈퍼리그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부담을 안고 있다. 여론이 극단적이고, 정부의 정치적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표팀 감독직이 사실상 '국민 욕받이' 역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선뜻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또다시 놓친 중국 축구는 기로에 섰다. 외국인 지도자 실험의 한계, 내부적인 전술 붕괴, 유소년 육성 실패 등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을 이끌 새 얼굴이 누구일지 중국은 물론 아시아 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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