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도 팍팍한데 또 오른 '점심값'…가장 충격적으로 가격 달라진 메뉴
2025-06-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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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한 끼가 내 지갑을 흔든다
점심값이 또 올랐다.
최근 5년간 외식 물가가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며, 직장인과 서민 가계의 점심 밥상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4.56까지 올라 약 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 수준으로, 외식 물가의 오름세는 1.5배가량 더 가팔랐다. 특히 김밥은 5년간 38%, 햄버거는 37%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떡볶이, 짜장면, 도시락, 라면, 갈비탕 등도 30퍼센트 이상 올랐고, 냉면, 김치찌개, 삼겹살 같은 익숙한 메뉴도 20% 이상 인상됐다. 구내식당 식사비조차 24%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외식 물가 폭등의 주원인으로 식재료비와 인건비, 그리고 환율을 꼽는다. 이상현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큰 부담은 식재료와 인건비”라며 “식자재 자급률이 낮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새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라 식자재비 부담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이후 물류비가 급등한 것도 가격 인상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 상승이 인건비를 자극하면서, 자영업자들은 메뉴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는 구조다.
배달앱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도 외식 물가를 밀어 올리는 배경으로 지적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일부 도시락 업체는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고, 그 결과 도시락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대비 11.1퍼센트나 상승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프라인에서도, 배달에서도 모두 점심 한 끼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처럼 외식비가 치솟자 도시락이나 구내식당 등 비교적 저렴한 대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들마저도 예외 없이 가격이 오르며, 서민 가계의 체감 물가는 훨씬 더 높아졌다. 실질적인 물가 완화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식재료 유통 안정화, 소상공인 부담 완화, 공공 식당의 보편적 접근성 강화 등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런치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경우, 건강한 한 끼조차 사치가 되는 사회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